새해 가전 렌털 시장에서 대기업 LG전자와 SK매직, 중견기업 웅진이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LG전자는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을 키웠고,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니저도 대폭 확충했다. SK매직 역시 연구개발(R&D)과 마케팅 확대, 관리 인력 확충 등 지속 투자로 성장세에 있다. 웅진은 렌털 시장 1위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대규모 투자로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에서 대기업들이 사업 전략을 공격형으로 전환하고 확장을 시도한다.
LG전자는 지난달 기존 렌털 서비스를 새로운 가전제품 관리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으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조직 개편에서 팀 단위이던 조직을 2단계 위인 담당 단위 조직으로 확대했다.
케어솔루션은 핵심 부품 교체, 철저한 위생 관리, 점검을 통한 최상의 성능 유지 등을 정기 제공하는 서비스다. 제품을 단순히 임대하는 렌털에 비해 전문성을 갖춘 관리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인력은 '케어솔루션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운용된다.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LG전자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과 계약하는 형태다. 현재 전국 100여개 서비스 네트워크에 2500명 이상 케어솔루션 매니저를 확보했다. 매니저 수는 앞으로 사업 확장에 따라 지속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대상 제품은 공기청정기, 정수기, 건조기, 전기레인지, 스타일러, 안마의자, 얼음정수기냉장고 7종이다. 품목 역시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매직도 대기업 인수 효과를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K가 인수하기 전에 100만이 채 안 된 계정 수는 1년여 만인 지난해 말 127만으로 30%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연말 목표인 156만 계정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이 성장하면서 관리 인력도 늘고 있다. SK매직에서 제품 판매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직케어' 인력은 현재 4500명 안팎으로 전년 대비 약 1000명 늘었다. SK매직 관계자는 “SK그룹이 인수한 이후 R&D와 브랜드 홍보 등에 기존보다 3~4배 이상 적극 투자했다”면서 “안정된 투자에다 계열사 간 시너지 등이 더해진 것이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하는 것도 큰 변수다. 코웨이는 국내 렌털 시장 1위 기업이다. 웅진이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웅진씽크빅과 코웨이 방문판매 인력이 3만명을 넘어선다. 단연 국내 최대 규모다. 국내 렌털 시장을 일군 윤석금 웅진 회장이 강력한 의지로 코웨이를 인수하는 만큼 활발한 사업 행보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직접 렌털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기존 렌털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교원 웰스사업본부장을 삼성전자 출신인 신동훈 사장이 맡으면서 양사 간 협력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기업이 렌털 시장에 앞 다퉈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8조7000억원에 이어 2020년에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화하면서 빌려 쓰는 문화가 확산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렌털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을 소유하는 문화에서 사용을 통해 만족을 얻는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면서 “렌털 이용자가 늘면서 렌털 품목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 등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