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사업자가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접목하는 사업에서 격돌한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5G 기반 차세대 교통 통신 기술을 겨루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자율협력주행 등 미래교통 혁신 기반 조성'을 위한 '서울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실증사업' 제안서를 19일까지 마감, 이르면 이번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C-ITS는 운전자에게 주변 도로, 교통 상황 정보를 실시간 공유해 주는 서비스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사업을 추진, C-ITS를 위한 인프라와 차량사물통신(V2X)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 등 자율협력주행을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
대상은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간선급행버스(BRT) 노선과 도시고속도로 등 121.4㎞ 구간이다. 도로 인프라와 V2X 기반 커넥티드카 서비스 구현이 목표다. 통신 기술로는 웨이브와 일부 구간(기능)에 5G를 처음 적용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5G를 어느 구간에 얼마나 적용할 지는 사업자 제안을 받아 봐야 알 것”이라면서 “2020년까지 서울 시내에는 5G 통신망 설치가 완료될 것이기 때문에 매년 적용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V2X 웨이브)는 IEEE가 와이파이 기술(802.11p)을 발전시킨 기술이다. 5㎓ 대역을 이용하며 오랜 기간 연구개발(R&D)로 안정성이 높다. 그러나 커버리지와 지연 시간 측면에서 5G 대비 한계를 보인다.
통신사는 지연 시간 1밀리세컨드(0.001초)를 비롯해 성능 면에서 5G가 자율주행 필수 기술인 만큼 C-ITS 기반 조성 단계부터 5G 기반 C-V2X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5G C-V2X는 표준화 이전이고, 상용화는 2020년 이후에 가능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국토교통부가 오랜 기간 V2X 웨이브에 투자했고, 관련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V2X 웨이브와 5G 기반 C-V2X를 하이브리드 형태로 사용하다가 점차 5G C-V2X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사업 예산 60%를 지원하고 있는 국토부는 V2X 웨이브로 사업을 추진하길 원했지만 서울시가 5G 필요성을 주장, 일부 구간에 적용하는 것으로 절충점을 모색했다”면서 “지능형 교통 체계는 물론 V2X 등에서 5G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ITS와 V2X 분야에 처음 5G를 적용하는 만큼 이통사 의지도 남다르다. 올해 초 제주도 C-ITS 사업을 수주한 KT는 연이은 사업 수주로 5G 기반 도로 통신 분야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교통 분야로 사업 확장을 노리는 SK텔레콤 역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도 사업 참여를 확정,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통신사는 서울시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4~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C-ITS와 V2X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