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해외 음성로밍통화 무료 시대를 선언했다. 1996년 SK텔레콤이 애틀랜타 올림픽을 계기로 미국 로밍 서비스를 개시한지 22년 만에 무료 통화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이 세계 168개 국가에서 데이터 기반 음성로밍 통화를 무료 제공한다. 요금 부담을 낮춰 유심 등 대체 상품 이용자를 데이터 로밍 요금제로 끌어들이는 한편,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17일 데이터로밍 가입자가 통화 플랫폼 'T전화'를 이용할 경우 음성로밍 통화를 무제한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T로밍 아시아패스 (2GB, 2만5000원)·미주패스 3GB(3만3000원)·유럽패스 3GB(3만9000원) 등 34개 데이터로밍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음성로밍 통화는 해외와 한국 간 수·발신, 해외 현지 내 발신 모두 포함한다. SK텔레콤은 로밍망 중 해외·국제 구간에 데이터 망을 적용하는 mVoIP(mobile Voice over IP)방식을 도입했다.
통화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차감하지 않는다. 이에 가입자는 데이터 사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와이파이(WiFi) 환경에서도 T전화만 이용하면 서비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현지 통화는 데이터 기반이 아닌 일반로밍이지만 무료화했다.
로밍 이용자가 T전화 애플리케이션(앱)만 이용하면 상대가 다른 통신사 가입자거나 T전화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mVoIP 서비스는 같은 앱 또는 미리 등록된 사용자 간 통화만 돼 제한이 있었다.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 사용료가 부과돼 일 상한 5000원(패킷당 0.275원)한도 내 통화가 가능하다. 국내 패킷당 요금과 같다.
SK텔레콤은 데이터로밍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데이터로밍 이용자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데이터 트래픽도 2.2배 늘었다. 김남호 SK텔레콤 로밍사업팀장은 “음성로밍 무료화로 매출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 기반 상품인 만큼 음성로밍을 이용하기 위한 데이터로밍 가입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밍 통화 품질도 개선했다. T전화 로밍은 음성통화 품질과 전달 속도가 기존 로밍 대비 평균 20% 향상됐다. 통화 연결 시간도 평균 5초에서 1초 이내로 80% 이상 단축했다.
SK텔레콤은 고유 통화 플랫폼 T전화 활성화도 꾀한다. T전화는 로밍 수·발신 시 네트워크 안정성을 체크한다. 데이터 잔여량과 추천 요금제 내역 등도 제공한다. 향후 T전화 '콜라'서비스를 활용해 로밍 영상 통화도 준비 중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로밍 혁신으로 고객이 로밍 음성통화요금 부담을 완전히 덜면서 고품질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음성로밍을 이용하기 위한 별도 가입 절차는 없다. 무료 음성 기능이 추가된 최신 버전 T전화를 다운로드하면 된다. 기존T전화 고객은 업데이트하면 된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