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16.9% · IT기기 14.3% 기록
올해 국내 가전·정보기술(IT) 시장에서 소형가전과 노트북 등 IT 기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소형가전 판매 상승세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이른바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T 기기 시장 성장은 게이밍 기기 등 고가 제품 판매 증가가 이끌었다.
9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국내 가전·IT 시장에서 소형가전과 IT 기기 분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시장이 얼어붙은 3분기에도 소형가전은 9.9%나 성장했다.
소형가전은 올해 3분기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9% 성장,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소형가전 시장 성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소형가전은 전년 대비 15.5%나 시장이 커졌다.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소형가전 시장이 커진 것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가정 형태 변화와 소비를 통해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전체 가구 가운데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육박하면서 소형가전 소비가 늘고 있다. 가전업체도 1~2인 가구를 겨냥해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가전도 소형제품을 만들어서 내놓는다.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도 소형가전 성장을 이끌었다. 과거 소형가전은 저렴한 제품이 인기였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고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슨, 필립스, 발뮤다, 로라스타 등 해외 명품 가전 브랜드 제품 인기가 높다. 40만원대 드라이어, 60만원대 전기면도기, 100만원이 넘는 다리미 등 일반 제품보다 몇 배나 비싸지만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IT 기기 시장도 14.3% 성장률을 보였다. PC·노트북·모니터 등이 주 품목으로, 고성능 게이밍 기기 시장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국내 게이밍 PC 시장이 올해 30~40%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니터 역시 고가 게이밍 제품 판매가 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이동통신 분야는 9% 성장했다.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등으로 축소된 시장이 올해는 다소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생활가전 분야는 전년 대비 2%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고 있지만 3분기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체 시장이 위축됐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매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한 카메라 시장은 올해도 15.2%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나 소가족이 늘면서 기능은 그대로 갖추면서도 용량과 크기를 줄인 맞춤형 소형가전이 늘고 있다”면서 “1인 가구는 앞으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와 맞물려 소형가전 시장 역시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국내 가전·IT 시장 현황
자료:GfK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