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독점한 모바일게임 시장에 균열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게임 플랫폼이 잇달아 수수료 인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공지를 통해 에픽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9년에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모바일게임까지 스토어 출시가 가능하도록 한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한 개발사는 매출 88%를 가져간다. 언리얼엔진으로 게임을 만들면 매출 5%에 이르는 엔진 사용료까지 감면한다.
에픽게임즈에 앞서 밸브는 12월 PC게임 플랫폼 스팀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다. 게임 매출이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넘어서면 수수료로 매출 25%를 가져간다. 매출이 5000만달러를 넘어서면 수수료로 20%만 받는다. 기존에는 매출 30%를 수수료로 받았다. 구글과 애플은 여전히 자사 마켓에 출시한 애플리케이션(앱) 대상으로 매출 3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2012년 이후 글로벌게임 산업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옮기면서 이들 앱마켓은 급격히 성장했다. 모바일애드테크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구글 한국 플레이스토어는 2017년 거래액을 3조4000억원 기록했다. 수수료만으로 1조원 이상 수익을 올렸다
게임, 앱 제작 업계에서 지속해서 수수료 인하 요구가 있었지만 구글과 애플은 요지부동이었다. 2016년 애플이 정액제(구독) 앱 수수료 가운데 일부분(12개월 이상 구독자 분)을 인하하고 구글이 2018년에 이를 따라한 것이 전부였다.
토종 기업 가운데에서는 올해 하반기 원스토어가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네이버, SK텔레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원스토어는 7월 앱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최대 5%로 인하했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수수료 인하 후 2개월이 지난 9월 기준 앱 상품 수가 약 30%, 전체 거래액이 15% 각각 증가했다. 중국 게임 증가세가 눈에 띄지만 2019년부터는 국내 대형게임 유치를 위한 강력한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에픽과 스팀은 PC, 콘솔 게임이 주를 이룬다.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장악한 구글, 애플과는 시장이 다르다. 그러나 게임 시장은 빠르게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등 베틀로열 게임은 이미 모바일, PC, 콘솔 경계를 넘나드는 게임 운영을 하고 있다. '검은사막' '리니지' 등 역할수행게임(RPG) 지식재산권(IP) 역시 플랫폼을 넘나들며 게임을 출시하거나 통합 서버를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PC·콘솔을 겨냥한 대작 게임으로 개발 생태계 무게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짙다”면서 “글로벌 플랫폼의 잇달은 수수료 인하는 앞으로 펼쳐질 개발사와 구글·애플 간 줄다리기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