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달라지는 인재상, 변화하는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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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수없이 많은 대학 졸업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앞으로 20년 동안 번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일찌감치 청년 일자리 질문을 전 세계인에게 던졌다.

굳이 유명 경제학자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2018년을 살고 있는 현대인 대부분은 기계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그럼에도 미래 일자리 변화 관련 최근 논의 본질은 그동안 '일자리 생성'과 '일자리 소멸'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일자리 창출 원천, 일자리 영역, 일하는 방식 등에서 많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 시대에 맞춰 인재 양성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계적 키워드가 출발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에서 전문가는 2020년에 요구되는 교육목표 1위를 '복잡한 문제를 푸는 능력'을 꼽았다. 2위에서 5위까지는 비판적 사고, 창의력, 사람관리, 협업능력을 선정했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교육 시스템은 창조적 문제 해결 역량과 팀을 이뤄 문제를 풀 수 있는 협업 능력을 길러내기 위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특징은 초지능과 융합이다. 두 가지 특징을 인재 양성과 연결해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초지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유사하다. 지금까지 교육이 지식 습득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직접 경험하고 연구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배우는 방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과물을 완성시키기 위해 한 분야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 걸친 기술과 정보를 쌓은 인재와 소통하고 융합할 줄 알아야 한다. 즉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은 시대 특성을 반영한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올 가을에 시작된 '혁신 성장 청년인재 집중양성'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상을 반영한 교육 과정으로, 기대가 크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핀테크, 빅데이터, 스마트공장, 자율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선도 산업 8대 분야에서 이뤄지는 교육 과정은 그동안 일방 교육에서 벗어나 배경이 다양한 학생들과 산업체 멘토가 기업에서 제안한 여러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 과정을 통해 인재들이 모여서 지식을 쌓고 관점을 공유하는 기회를 잡고, 협력 기업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여러 실무 경험을 쌓아 가고 있다.

내년에 새롭게 시작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사업(가칭)은 무크(Mooc) 기반 수준별 자기 주도 학습, 기업 협력 프로젝트 수행, 최고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함으로써 세계 수준의 소프트웨어(SW) 핵심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2년제 비학위 과정으로 운영, 기존 대학 교육이 안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SW 교육을 새롭게 혁신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학ICT연구센터 지원 사업 후속으로 ICAN(ICT Challenge & Advanced Network of HRD)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ICAN 사업은 문제 해결 역량과 협업 능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인재 역량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기업 현장의 실전 문제와 프로젝트 중심 교육 방식을 연계해 우수한 석·박사 과정 학생이 정보통신기술(ICT)과 비ICT 간 다학제 팀을 구성하고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해서 수행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민국 청년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도록 시대가 원하는 핵심 인재 양성 사업에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더해 최근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내놓은 지원 교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교육생을 모으는 데 급급한 교육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본질과 인재 중요성을 고심하는 데서 출발해야 함을 당부한다.

석제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 seokjb@iit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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