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 리그가 막을 내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SK 와이번스였다. 이번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타자는 누구일까. '웰뱅 톱랭킹'과 함께 2018 KBO 리그 포지션별 베스트 타자 9명을 살펴보자.
웰뱅 톱랭킹은 KBS N과 스포츠투아이(주),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이다. 같은 안타나 삼진이라도 상황 중요도(Leverage Index)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한다. 승리 기여도 점수(Win Probability Added)가 최종점수에 더해지기 때문에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양의지(두산)가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KBO 정규시즌 타율 2위(0.358)를 비롯해 2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12를 기록했다. 웰뱅 톱랭킹 점수는 기본점수 1061.5점과 승리 기여도 점수 297.1점을 더해 1358.6점을 쌓았다. 타자 부문 17위에 오르며 포수 중에는 840.7점의 이재원(SK)과 505.3점의 강민호(삼성)을 가볍게 제쳤다. 타자 양의지의 가장 큰 장점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잘 때려낸다는 것. 상황 중요도 1.5 미만일 때 타율 0.358를 기록했고, 1.5 이상인 순간에도 0.355의 높은 타율을 나타내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1루수에서는 웰뱅 톱랭킹 점수 1821.3점을 기록한 박병호가 올랐다. 박병호는 포지션 1위와 전체 타자 2위에 올랐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36일이나 KBO 리그 엔트리에서 빠졌음에도 승리 기여도 점수는 유일하게 500점대(526.1점)를 기록했다. 박병호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높은 승리 기여도 점수를 기록한 경기는 3월 30일 삼성전이다. 홈런 두 개 포함 4타수 4안타 3볼넷 6타점 3득점으로 승리 기여도 점수 71.4점을 나타냈다(경기 최종점수 141.9점).
3루수는 이원석(삼성)이 1위에 올랐다. 개인 통산 첫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풀타임 시즌 가운데 처음으로 타율 3할(0.301)을 기록했고, 타점(93개)과 득점(74개) 모두 개인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활약으로 웰뱅 톱랭킹 점수 1184.0점을 쌓아 최정(SK, 1079.2점)과 황재균(KT, 1024.3점)을 앞질렀다.
내야 센터 라인에서는 안치홍(KIA)과 김하성(넥센)이 각각 2루수, 유격수 부문 1위에 올랐다. 이원석과 마찬가지로 개인 통산 기록을 갈아치운 안치홍은 타율 0.342, 23홈런, 118타점으로 웰뱅 톱랭킹 점수 1560.0점을 기록했다. 2루수 2위 오재원(두산, 1084.5점)과는 약 500점의 차이를 보였다.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62명 가운데 4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을 나타낸 타자는 김현수(LG, 0.419)와 안치홍(0.403) 둘 뿐. 개인 첫 세 자릿수 타점의 비결이다.
김하성은 타율로 0.288로, 타율 3할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며 자기 역할을 해줬다. 또한 20홈런 중 40%에 달하는 8홈런을 상황 중요도 1.5 이상 순간 때려내며 팀 승리에 많은 힘을 보탰다. 올 시즌 다시 한번 희소성이 높은 거포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며 유격수 부문 웰뱅 톱랭킹 1위(958.5점)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좌익수는 두산의 김재환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로는 1998년 타이론 우즈(OB) 이후 20년 만에 KBO 홈런상을 차지했다. 44홈런을 비롯해 타율 0.334, 133타점, 104득점, OPS 1.062를 기록했고, 웰뱅 톱랭킹 점수 또한 투수 타자 합계 1위를 차지해 MVP급 성적을 거뒀다.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타자 반열에 올라섰다.
중견수와 우익수 부문에는 두 외국인타자가 한 자리씩 나눠가졌다. 중견수 가운데에는 팀 144경기 모두 나서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114득점을 올린 멜 로하스 주니어(KT, 1814.3점)가 최고 점수를 기록했고, 우익수로는 제러드 호잉(한화, 1676.7점)이 선정됐다.
타자로는 세 번째로 높은 점수를 획득한 로하스는 6월까지만 하더라도 주목 받지 못했다. 6월 30일 기준 웰뱅 톱랭킹 순위도 17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KBO 정규시즌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1114.1점을 기록,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 타자 1위에 해당한다. 호잉도 타자 6위에 오를 만큼 좋은 성적을 나타내며 한동민(SK, 1571.8점)과 손아섭(롯데, 1523.6점)을 제치고 우익수 1위에 랭크됐다.
채태인의 가세로 수비 부담을 내려놓은 이대호(롯데)가 지명타자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이대호는 롯데 타자로는 유일하게 30홈런-100타점을 돌파(37홈런-125타점)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점수 1380.3점과 승리 기여도 점수 308.5점, 최종점수 1688.8점을 기록해 지명타자로는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