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고의분식' 가시지 않는 시장 불확실성...상폐, 삼성물산 감리 등에 투심 촉각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변경이 고의적 분식회계에 해당한다는 증권선물위원회 결정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고 있다. 상장폐지에 따른 투자자 대규모 손실 가능성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의 괴리율 확대 등 각종 우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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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요구까지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지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진통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전일 4시 39분을 기해 거래 정지됐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매매거래 정지가 지속된다.

거래소 심사 결과에 따라 거래 재개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거래소는 앞으로 14영업일 이내로 심사를 마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업심사위원회에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기업심사위원회로 넘어간 사안은 20영업일 이내로 상폐 여부를 결정한다. 상장 유지와 폐지 외에도 1년 이내에 개선기간을 부여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증선위 결정으로 시가총액 22조원이 넘는 우량주가 단번에 상장 폐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과거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상장 폐지에 이른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증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도 앞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한 이후 16개 회사가 상장실질심사제도 심사를 받았지만 상장 폐지된 사례는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상장폐지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장폐지 여부를 떠나 거래정지만으로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형렬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거래정지 명령은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극도로 냉각시킬 여지가 있다”며 “산업에 대한 불신이 자칫 국내 증시 전체를 비관하는 상황으로 변질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TF 등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편입한 인덱스 상품은 불확실성이 더 크다. 현재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편입한 ETF는 73종에 이른다. 13일 기준으로 ETF가 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1617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ETF 순자산총액의 16.38%를 차지하는 'TIGER200 헬스케어'와 같은 상품 가격 불안정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정지 당시의 주가로 시장을 따르는 만큼 편입 ETF 상품 가격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정확한 가치가 반영되지 않는 만큼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증선위의 삼성물산 감리 여부다. 회계업계 안팎에서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문건이 이번 결정의 단초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의 내부문서에 삼성물산의 합병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난 이상 증선위는 금융감독원에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에 즉시 착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도 증선위의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증선위가 실제 심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삼성물산 주가도 이날 장 초반 한 때 전일 대비 5% 넘게 빠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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