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가입자인 대학생 박채연(22) 씨는 4인 가족 월 통신요금으로 16만원 넘게 지출한다.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이용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다.
본인 기본데이터는 3GB, 동생은 650MB에 불과했다. 기본데이터 1.2GB인 어머니로부터 매달 1GB를 빌려쓰지만 이마저 금방 소진한다. 월 10GB를 사용하는 아버지는 타사의 고가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다.
박 씨는 SK텔레콤 직영점을 방문, 전문상담사와 상담이후 이전과 달라짐을 실감했다. 가족 전체 통신요금이 15만원으로 1만원가량 줄었다. 데이터와 음성 기본제공량은 이전보다 늘었다.
박 씨 본인은 요금이 다소 오른 '0플랜 라지'에 가입했지만 데이터 20GB를 가족과 공유, 나머지 가족 요금제를 낮췄다.
박 씨는 “데이터가 부족해 요금제를 높이려던 참에 혜택은 늘고 가족 요금은 오히려 줄었다”면서 “무조건 비싼 요금제를 유도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박 씨 사례처럼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통신비 다이어트' 상담 이후 통신비를 줄인 사람이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의 '고객혜택 향상' 선언 이후 손해를 감수하고 고가요금제를 유도하지 않기로 했다. 2월부터 'T요금추천' 시스템을 도입, 태블릿PC에 고객과 가족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통신소비패턴을 자동 분석하고 적정 요금제를 추천하고 있다.
상당수 고객이 'T플랜' 요금제나 25% 요금할인(선택약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상담이 도움이 된다. 가족 통신비가 줄지 않더라도 이용환경이 극적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대학생 김민재(22) 씨는 4인 가족 월 통신요금이 14만9000원 정도인데, SK텔레콤 상담 이후 15만750원으로 1750원가량 요금이 올랐다. 그러나 기본데이터는 8.4GB에서 104.4GB로 10배 이상 늘었다.
2월부터 10월까지 T요금추천을 이용한 고객이 140만명에 이른다. T요금추천 도입 직후인 2분기 SK텔레콤 고객 해지율은 역대 최저인 1.2%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T요금추천 활성화로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보배 SK텔레콤 직영점 상담사는 “과거에는 종이 자료를 보여주느라 한계가 있었는데 태블릿PC로 한눈에 보여줘 고객이 좋아한다”면서 “낮은 요금제를 추천하면 안 믿는 고객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통신비 다이어트 바람이 반짝 유행으로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로 데이터 소비량이 늘기 때문이다. 정부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달 말 선보인다. 빅데이터 기법을 활용해 요금은 저렴하면서 혜택은 많은 요금제를 추천한다.
박채연 고객 휴대폰 요금 비교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