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 기업 의견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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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연이은 경제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편중 현상 심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심각하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실사지수에서 지난달 전체 산업 업황 실사지수는 73을 기록, 2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올해 4분기 경기 체감 조사에서도 국내 기업경기전망지수(BSI)가 지난해 1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의 연이은 금리 인상과 미-중 통상 분쟁 장기화 등 대외 경제 불안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 경영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은 부진한 데 반해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 경제 정책은 그대로 시행되면서 기업 부담이 높아진 탓도 있다.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한 경제계 호소에는 적극 경영 활동이 어렵다는 국내 기업의 절박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경제계가 최근 정부 규제 개혁에 강한 표현을 써 가면서 목소리를 더 높이는 이유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이달 광주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의에서 국내 규제 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대표 사례다. 박 회장은 국내 규제가 기본권 침해 수준이라고 꼬집으며 생명, 안전 등 필수 규제 외에는 원칙상 규제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또한 이달 상속세 완화 등 기업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 개혁을 선행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연이은 경제계 호소를 정부가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급격하는 변하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산업이 위축되고 기업이 도태되는 속도도 빠르다. 한때 세계 전자산업을 호령하던 일본 기업이 10년 새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 좋은 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하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헬스케어 등 융합 신산업 분야가 떠오르면서 산업 변화 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만큼 기업이 도태될 위험도 커졌다. 정부도 친 기업 정책이 더욱더 필요하다. 정책 방향과 속도에서 기업 의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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