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글로벌 악재 속에 세계 주식가치 전망이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CI 전 세계 지표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8로 떨어져 2016년 초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MSCI 전 세계 지수는 23개 선진국과 24개 신흥국 증시를 대상으로 삼는다. 선행 PER는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식가치의 전망치다.
WSJ은 MSCI 전 세계 지표의 선행 PER가 올해 들어 7% 정도 하락했는데 그 낙폭이 2011년 이후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지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국제유가 폭락으로 주가가 급락하던 2016년에 저점을 찍은 바 있다.
현재 세계 주가는 갖은 글로벌 악재가 난무한 잔인한 10월을 보낸 뒤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일본, 상하이, 홍콩,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의 주요 증시는 최근 고점보다 최소 10% 하락한 조정장에 들어섰다.
미국 증시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다우 지수가 올해 상승치를 단시간에 반납하는 참패를 겪으며 흔들리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하락세는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주가를 몇 년 만의 최고 수위로 떠받치던 작년과 대비된다.
자산운용사 펜 뮤츄얼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마크 헤펀스톨은 "올해 초에는 세계가 똑같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다"며 "세계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주 빨리 자취를 감춘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현재 세계 주식가치 급락 전망의 원인이 세계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비관에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원인은 갖은 악재가 복잡하고 다채롭게 뒤섞여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경제성장세는 서서히 둔화하고 있고 세계 경제 1, 2위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터키까지 지정학적 분쟁지는 불안감을 증폭시킬 뿐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2년 만의 최저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다.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기업), 넷플릭스 등 미국 증시의 호황을 이끌던 IT기업들의 주가가 이달 각각 10% 넘게 빠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부양책의 단계적 철회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이듬해에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펀드매니저들의 비율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8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