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 의심을 딛고 코웨이를 되찾았다. 웅진이 코웨이를 다시 인수한 것은 렌털 시장 성장에 대한 확신과 코웨이와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확대일로 렌털 시장 조준
웅진이 과감한 투자로 코웨이를 인수하는 것은 렌털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소유'에서 '소비·공유'로 소비자 트렌드가 옮겨가면서 렌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 19조5000억원이던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31조9000억원 규모에 이르고, 2020년엔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2013년 사업 확장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매각했지만, 렌털 사업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았다. 결국 매각 당시 조건 중 하나인 '5년 겸업금지'가 끝난 올해 초 렌털 시장에 재진출했고,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코웨이 인수라는 큰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 간 금전거래 이상 의미가 있다. 코웨이는 과거 웅진그룹 간판 계열사이자 윤 회장에게는 '렌털 원조'라는 자존심과 다름없다.
◇요동치는 렌털 시장
렌털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참여하는 곳도 늘었다. SK가 동양매직을 인수하면서 렌털 시장에 가세했고, LG전자도 렌털 사업을 키우고 있다. 쿠쿠, 청호, 교원 등 중소기업도 적극적이다. 렌털 품목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렌털시장 판세가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품으면서 렌털 업계 독보적인 1강으로 올라섰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하는 내년 초부터 원조 브랜드 '웅진코웨이'를 다시 내세울 방침이다. 웅진그룹이 보유한 렌털사업과 인수한 코웨이 역량을 합쳐 시너지 창출도 노린다.
◇웅진코웨이 독주 채비
웅진이 매각한 이후 코웨이는 꾸준히 성장하며, 국내 렌털 업계 1위를 지켰다. 2013년 매출액 2조1183억원, 영업이익 3390억원에서, 올해는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기준 매출액 2조6992억원, 영업이익 5169억원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5년 만에 매출은 27.4%, 영업이익은 52.5%나 늘었다.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미국 등에서 추진하는 해외 사업도 성장세다.
여기에 웅진그룹과 시너지가 더해지면 경쟁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 방문판매 인력 1만3000명을 보유했다. 가전렌털뿐 아니라 학습지에서도 탄탄한 방문판매 인프라를 갖췄다. 여기에 코웨이 2만명이 원군으로 합류하면서 웅진그룹은 3만3000명 전국적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 경쟁상대가 없는 압도적인 규모다.
이를 기반으로 웅진그룹은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렌털 품목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과 학습지 등 업종을 초월하는 협업 마케팅도 가능해졌다. 웅진그룹 전체로도 안정적 수익을 내는 계열사를 확보한 셈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