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체 간 전국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1996년 자도주 의무구입제도 폐지 이후 지역색을 벗어난 다양한 소주를 접해보려는 소비자 니즈가 커지자 이를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광주, 대전, 천안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3분기 누적 매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처음처럼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지방 시장 공략을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젊은층이 주로 찾는 상권을 전략 상권으로 지정해 마케팅, 영업활동을 집중시킨 롯데주류의 '거점 돌파' 전략이 있다.
롯데주류는 지역 시장 공략을 위해 2017년 초 충청·호남·영남 지역을 관장하는 2지역부분을 신설했다. 황요나 부문장을 필두로 30여명으로 시작해 현재 약 70여명의 직원이 활동중이다. 약 1년반 만에 조직이 2.5배 증가하는 등 지역 공략을 위한 내부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롯데주류는 과일리큐르 '순하리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부산·경남지역 공략용 전략 제품 '16도 처음처럼'을 출시하는 등 제품을 통한 지역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지역 시장은 자도주 성격이 강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아 단순 제품만으로는 공략이 쉽지 았았다.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롯데주류는 영업조직을 정비한 뒤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 쪽으로 노선을 변경해 지방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롯데주류는 주요 관광지, 대학가 상권에서 현장 판촉 인원도 늘리고 소비자 사진과 원하는 문구를 '처음처럼' 라벨에 넣어 즉석에서 인쇄해주는 '해피라벨x페이스라벨' 이벤트 등 다양한 현장 마케팅 활동을 통해 지방 상권에서 '처음처럼'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4월 처음처럼의 주력제품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5도에서 17도로 내리고 '진한 처음처럼'은 21도에서 20도로, '순한 처음처럼'은 16.8도에서 16.5도로 각각 1도, 0.3도씩 내린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하고 저도화되고 있는 주류시장 소비 트렌드 등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처음처럼'은 특유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다양한 현장 마케팅에 힘입어 지방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에서의 견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지방 전략 상권 공략에 힘을 실어 '처음처럼'의 영향력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