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수출 현장을 방문해 수소차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와 현대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현대차가 수출한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넥쏘'를 시승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숙소에서 파리 알마 광장까지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넥쏘를 타고 700m가량을 이동한 데 이어 수소 충전 시연도 참관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수소전기차는 현대차가 프랑스에 수출한 첫 번째 넥쏘 차량이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넥쏘를 타고 파리 도심 알마 광장에 위치한 수소충전소도 찾았다. 또 다른 현대차인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를 직접 모는 현지 운전사의 수소 충전 시연도 참관했다.
이 수소충전소는 에어리퀴드사가 파리 시내에 설치한 첫 번째 공용시설이다. 충전 소요시간은 약 3분으로 배터리 전기차(급속충전기 기준 30분) 10분의 1에 불과하다. 프랑스 전기택시 스타트업 STEP이 운영하는 투싼 수소전기차 택시는 2016년 5대로 시작해 현재 62대가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에어리퀴드 관계자와 수소전기차 기술 동향, 충전 인프라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충전소에서 문 대통령은 브노아 포띠에 에어리퀴드 회장에게 충전소가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진 않는지 물었다. 이에 브노아 포띠에 회장은 “수소충전소가 설립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시민들로부터 어떠한 불만도 제기된 바가 없다”면서 “충전소와 관련된 사고도 전혀 없었고, 이젠 파란지붕 택시가 수소전기차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정진행 현대차 사장에게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 내 판매보다 외국 수출이 더 많은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정진행 사장은 “5분 충전하면 투싼은 400km 갔는데, 새 차인 넥쏘는 600km 주행한다”며 “넥쏘가 나온 뒤에는 국내에서 반응이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소차에 정부 지원을 하고 있고, 수소경제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더불어 현대차가 세계적인 기업이니 계속 잘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에 정진행 사장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16일 프랑스 더 웨스틴 파리 방돔 호텔에서 프랑스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다국적 에너지기업 엔지와 수소전기차·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에어리퀴드와 엔지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보급을 위한 충전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프랑스에 승용차와 버스·트럭 등 5000대 수소전기차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에어리퀴드는 한국에서도 수소충전 및 생산 인프라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에어리퀴드는 국내에서 연말께 설립 예정인 특수목적법인(SPC) 참여 의사를 밝혔다. 2000억원 규모 자본금을 투입해 오는 2022년까지 국내에 100기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
에어리퀴드는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제4공장 건립을 위해 전라남도 및 여수시와 13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공동취재 성현희기자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