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암호화폐 거래소 벤처 제외 '위헌'... 유사수신 등 거래소와 무관"

중소벤처기업부의 암호화폐 거래소(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벤처 제외가 위헌적 성격을 갖는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차별적 취급으로 헌법상 국민 기본권을 침해, 헌법 소원까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허기원 법무법인 천율 대표변호사는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벤처 업종에서 제외하는 벤처기업육성특별조치법(벤특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취지에 어긋난다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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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왼쪽) 질의에 허기원 법무법인 천율 대표변호사가 답변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허 변호사는 벤특법 개정안이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는지 묻는 이원주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산업구조 혁신과 경쟁력 제고가 법안 취지인데 4차 산업혁명 견인차 역할을 하는 암호화 자산 매매 중개업 벤처 제외는 법안 취지 및 목적에 맞지 않다”며 “시행령이 명령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면 헌법 소원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중기부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에 추가 지정하는 벤처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발의,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 암호화폐거래소가 유흥 주점업이나 사행시설, 무도장 운영업과 동일 선상에 놓이게 됐다는 사실이 본지 보도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이날 국감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는 증권 거래소와 같은 곳으로 중기부가 벤처 제외 이유로 거론한 투기나 유사수신은 거래소가 아닌 암호화폐를 만들거나 마케팅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해킹이나 다단계 등 부작용에 대해서도 “해킹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되면 거래소에서 전액 보상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은행보다 안전하고 실명작업을 다 거쳐 자금 세탁도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암호화폐공개(ICO) 금지로 국내 기업이 해외로 떠나는 상황에 대해 묻는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는 “일자리 창출이나 새로운 블록체인 산업 장래를 생각할 때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정부가 급격히 풀면 투기를 조장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만큼 특정 지역을 선정해 그 곳에 먼저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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