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주가가 10일(현지시간) 폭락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미쳤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선거 유세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 연준은 너무 긴축적이다. 난 연준이 미쳤다(gone crazy)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사실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조정장이다. 하지만 난 연준이 하는 일에 정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하는 것은 트럼프 이전에는 이례적이었다.
이날 S&P 500 지수는 3.3% 떨어져 5일 연속 내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32 포인트(3.1%)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 2월 8일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WSJ은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부분적으로 이런 투매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서 비판해왔다. 전날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이렇게 빨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들어 3번째 인상이었다. 연준은 연말에 1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탄탄한 경제 성장세 속에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가운데 벤치마크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1년 5월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난 것도 올해 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의 하나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한다.
이날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 증시 폭락 의미를 축소하려 애썼다.
그는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과 미래는 여전히 놀랄 만큼 강하다"면서 고용 등의 지표를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전임자들과 달리 자주 주가 상승을 자신의 경제 정책의 성과로 내세워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