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가 가사도우미 시장에 혁신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정부도 뒷받침에 나섰다. 일자리 창출과 신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침이다.
하지만 가사도우미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법이 국회에서 잠들고 있다. O2O 업계와 정부는 법이 통과돼야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3일 고용노동부와 가사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O2O 플랫폼이 직업소개소 기반 가사도우미 시장을 개선하고 있다. 소비자와 가사도우미 간 미스매칭을 해소했다. 소비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루치 집안일을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에는 월·연 단위 계약만 이뤄졌다. 주 1회 이상은 가사도우미를 무조건 불러야 한다는 조건도 달렸다.
가사도우미도 편해졌다. 앱만 켜면 수많은 일감이 나타난다. 조건에 맞는 일을 고르면 된다. 요금도 가사도우미가 먼저 제시할 수 있다. 월 300만원 넘게 버는 고소득자도 등장했다. 직업소개소 대부분은 소규모 업체다. 입맛에 맞는 일거리 찾기가 쉽지 않다. 가격과 서비스 기간을 정하는 데도 자율권이 없다.
서비스 구조가 유연해지면서 시장 문턱이 낮아졌다. 전체 소비자 중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겼다. 맞벌이 부부 비율도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가사도우미 숫자는 26만명으로 추정된다. 공식 집계에 포함 안 된 비공식 시장을 더하면 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O2O 업체도 20여곳 설립됐다. 업계 1위 대리주부 거래액은 2015년 120억원에서 2016년 160억원, 2017년 2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가사도우미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낸다. 지난해 말 '가사근로자 고용 개선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가사도우미 시장을 제도권에 넣고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4대 보험과 유급휴가를 보장해줄 방침이다. O2O를 비롯한 관련 업체에는 가사도우미를 직접 고용, 혜택을 받도록 돕도록 했다. 정부는 이들 업체에 대한 인증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가사도우미 시장이 공식화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세수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 말 법이 통과되면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말 시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안이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공회전하고 있다. 3월 말 공청회가 끝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이후 단 한 차례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국정감사가 끝난 뒤를 기약할 수밖에 없다.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법안만 수백개에 이른다.
대리주부 관계자는 “고용 안정이 보장돼야 전문 인력을 양성, 산업을 키울 수 있다”며 “갈수록 가사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