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정부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미국 금리 인상, 달러 강세 등 여파로 자본유출에 취약한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 추세에 좁혀진 미·중 금리차와 달러강세·위안화 약세 구도로 자본유출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 갈등 악화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보다 15% 이상 하락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이후 9%나 떨어졌다. 미국 금리인상 발표 후 상하이종합지수와 위안화 가치 동반 하락 움직임도 관측됐다.
SCMP는 전문가를 인용,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조만간 추가 규제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션젠강 JD파이낸스 수석 경제학자는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추가로 자본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중국 투자자 사이에서는 중국 밖으로 자본을 빼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소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딩슈앙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해 금리를 올리는 것처럼 인민은행도 금리를 적정한 수준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며 “소폭 인상은 중국 실물경제에 주는 타격이 크지 않고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무역전쟁 타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8월 대형 공업기업 순이익 증가율은 9.2%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도 무역전쟁으로 인해 입는 피해가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아직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극단적으로 압력을 가해서는 중국을 놀라 넘어뜨릴 수도, 중국 경제를 무너뜨릴 수도 없다”며 “우리는 도전을 발전 동력으로 승화시켜 잠시의 고통을 이겨내고 중국 경제가 높은 질적 발전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