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 순수 독자기술로 자율주행 차량용 단거리 레이더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수입품 보다 정확도도 1.5배 가량 향상시켰다. 국내 순수 기술로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향후 합리적 가격으로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대표 임영득)는 독자 개발한 고해상도 단거리 레이더를 2020년부터 국내 완성차에 공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단거리 레이더는 후측방 충돌경고 시스템(BCW)의 적용되는 첨단 기술이다.
현대모비스 레이더는 속도와 정확도를 대폭 향상한 것이 장점이다. 해외 경쟁사 레이더 대비 속도는 2배,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최소 거리는 1.5배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무게도 절반 정도인 120g으로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안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4종을 모두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고성능 전방 장거리 레이더 등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독일 레이더 설계사 2곳과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장거리 레이더 1종, 중거리 레이더 1종, 단거리 레이더 2종 등 총 4종의 자율주행 레이더 기술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양산은 2021년까지 순차 적용한다.
레이더 부분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관련 제품 수주 확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그 동안 북미와 유럽의 소수 업체들이 독점해 온 자율주행 센서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용 레이더 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어 가는 것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레이더 시장은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며, 오는 2023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ADAS 센서 포트폴리오 확대전략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레이더를 비롯한 카메라, 라이더 등 자율주행 센서기술을 모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품 별로 독자개발과 함께, 글로벌 전문협력사들과의 협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 차량 통신기술(V2X), 딥러닝 기반 센싱 등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인공지능 기반 센서개발 스타트업인 스트라드비전에 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레고리 바라도프 현대모비스 DAS담당 상무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격과 성능을 갖춘 첨단 센서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할 것”이라면서 “자율주행 레벨 최종 단계를 목표로 각종 센서정보를 통합하는 센서퓨전과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도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역량강화를 위해 현재 부품매출 대비 7% 수준인 연구개발 투자비를 2021년까지 10%로 늘리고, 이 중 50%를 자율주행 등 정보통신(ICT)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인력, 인프라 확대와 함께 글로벌 전문사와 기술 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