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뮌헨시의 교훈, 대안 OS의 성공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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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독일 뮌헨시는 행정업무용 PC 운용체계(OS)로 리눅스를 윈도10으로 바꾸기로 했다. 2005년부터 개방형 OS를 도입해 3만여대 PC를 리눅스 기반으로 전환한 뮌헨시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로 회귀하기로 한 것이다. 뮌헨시가 왜 이 같은 결정을 했을까.

현재 OS 시장은 MS가 PC 시장을 독점하면서 엄청난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 MS는 그동안 종속형 OS 시장 구조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까지 좌지우지했다. 여러 나라에서 각종 분쟁과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4년에는 MS 윈도XP 지원 종료로 OS 종속성 문제가 부각됐다. 이를 계기로 세계에서 개방형 OS 중심으로 대안 OS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앞에서 소개한 뮌헨시도 대표 사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대안 OS 모범이던 뮌헨시가 예산을 수백억원 추가 투입, 윈도10으로 다시 바꾼다고 한다. 뮌헨시가 리눅스 기반 개방형 OS 적용에 의욕을 냈지만 이후 다른 정부기관에서 사용하는 MS 윈도와는 호환성 문제가 불거졌다. 사용성과 생산성도 떨어졌다. 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소요됐다고 한다. 이 밖에도 개방형 OS를 적용해 성공했다는 사례는 아직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기존 리눅스를 살짝 변형한 개방형 OS를 대안 OS로 쉽게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큰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오랜 기간 MS 윈도와 관련 프로그램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대안 OS가 이를 전격 바꾸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새로운 대안 OS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장기 수용할 수 있는 강력한 범용성 OS가 필요하다.

현재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윈도7은 기술 지원이 1년여 뒤인 2020년 1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2014년 4월에 겪은 윈도XP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일이 터져 우왕좌왕하기보다 정부 차원에서 대안 OS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한 이유다.

대안 OS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 기존 OS와 확실한 호환성이 보장돼야 한다. 사용자가 새로운 OS에 적응하기 쉬운 그래픽 환경을 갖춰야 하며, 전환 비용도 최소화해야 한다. 또 OS는 장기간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속된 업그레이드와 기술 지원이 어떤 소프트웨어(SW)보다 중요하다.

다음 단계는 우리가 만든 대안 OS가 시장에 안착하고,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에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게 필수다. 여기에는 기업 차원 노력은 물론 대표 고객으로서 정부와 공공기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공공 부문에서 먼저 진입장벽을 낮추고 우선 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뮌헨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대안 OS를 고려할 때 어떠한 요소를 살펴봐야 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기존 개방형 OS와 민간 기업이 개발한 OS 가운데 어느 쪽이 대안 OS로서 성공 요소를 갖췄는지 잘 평가해야 한다.

OS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해당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강력한 대안 OS를 갖는 것은 단순히 정보기술(IT) 시장을 넘어 전 산업 분야에 커다란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대안 OS가 기존 독점 생태계에 균열을 일으키고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마중물'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 hakrae_park@tm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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