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내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한 법원의 강제 조정을 경찰청이 수용한 것에 대해 현직 경찰이 항의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 경감(30)은 경찰 정복 차림으로 13일 오전 경찰청 앞에서 세월호 집회 국가손해배상소송 강제조정안을 경찰이 수용한 것을 비판하며, 공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홍 경감은 경찰대학 28기로, 같은 대학 4기 출신인 민갑룡 경찰청장의 대학 후배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5년 4월 세월호 추모집회 당시 장비 파손과 경찰관 부상 등으로 7천78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경찰이 주최 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강제조정으로 마무리 했다.
이에 대해 홍 경감은 입장문을 통해 "기분 문제라면 당연히 화해로 소송을 종결할 수 있지만, 해당 소송은 기동버스가 불타고 경찰이 다쳤던 불법 시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경감은 "현장 경찰관들이 1만원, 2만원짜리 공용품을 분실하면 경고 또는 경징계가 나오는데 우리가 포기한 막대한 피해보상과 그에 따른 혈세 낭비에 대해선 누가 어떤 징계를 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홍 경감은 "경찰은 침묵하는 다수 국민을 위해 갖은 욕을 먹더라도 법대로 하는, 고독하지만 명예로운 조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시위 세력'에게 "여러분이 증오해 마지않는 경찰이 여러분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고 있다"며 "여러분이 술에 취해 법을 무시하고 질서를 유린할 때 다수 국민이 여러분을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해 달라. 경찰관도 국민이다"라고 호소했다.
1인 시위의 배경에 관해서는 "세월호 추모집회 관련 손배소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이건 아니다’ 싶어 내부 게시판에도 경찰청 입장을 밝혀달라는 글을 썼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