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장미여관의 드러머 임경섭이 시각장애를 고백했다.
13일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임경섭은 최근 지인들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밝혔다.
임경섭은 시력으로 인해 상대방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겪었던 오해 때문에 시각장애를 고백한 것으로 보인다.
임경섭은 “저는 장애 4급 시각장애인입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치료가 어려운 데다 현재로써는 완치될 수 있는 치료법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와 그 가족들은 언제 시각이 완전히 사라질지도 모르는 채 사실상 시한부나 다름없는 불안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밴드 장미여관의 드럼 연주자입니다. 장미여관은 방송 및 기타 무대에 가수로서 출연하는 입장이니 무대 뒤에서 많은 관계자가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그걸 저는 눈으로 확인하는 게 아니라 소리로 구분합니다”라며 “멤버들이 인사하는 소리가 들리면 같이 인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인사한 사람이 혹은 제게 인사를 건넨 분이 피디님인지 작가님인지 후배님인지 선배님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얼굴에 플래시를 비추는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말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임경섭은 “장미여관 드러머가 인사를 해도 잘 안 받더라. 너무 차갑더라. 아는 척을 해도 잘 모르는 듯 무시를 하더라, 이런 비슷한 이야기들을 들었다”라며 “이와 비슷한 일이 정말 많았지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한 적은 몇 번 되지 않았습니다. 장미여관으로 지난 6여 년간 활동하면서 여러분을 만나면서 마음이 편칠 않았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모두 털어놓고 나니 속이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따라붙습니다. 장모님이 절 참 좋아하시는데 결혼할 때 아내가 이 사실을 어른들께 밝히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동안 제 사정에 대해 입을 닫고 있었습니다. 장모님도 처가 식구들에게도,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지 큰 걱정입니다”라며 “잘 안 보여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