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공공심야약국, 법제화 시급

전국 35개 운영 중이지만 고용난•적자 등 운영 어려움 이어져… 공공의료 편입 필요

현재 전국에 35개의 공공심야약국이 야간에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운영 중이지만 그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그마저도 근무약사의 고용난 및 운영 적자에 시달리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심야약국은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제도다. 국내의 경우 심야의 질병 및 통증이 있는 경우 약 구입의 불편과 응급실로 지출되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약사가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011년 유시민 작가(전 보건복지부 장관)가 국민참여당 대표였던 2011년에 "240여 개 시군구에 심야약국을 설치하자"는 해법을 제시한 바 있으며 국민들 역시 현재 추진 중인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보다는 공공심야약국을 운영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의점 상비약 확대보다는 공공심야약국의 운영과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약사들은 자발적인 후원금을 조성해 공공심야약국을 운영 중이다. 연 6000만원을 모금해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4,000명의 약사들이 모은 기부금으로 송파에 7번째 공공심야약국을 개설하기도 했다.

부천에서 2010년부터 9년째 24시간 심야약국을 운영 중인 김유곤 약사는 밤에도 열려있는 약국을 이용하기 위해 멀리 일산, 안산, 시흥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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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을 24시간 운영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매출은 적자다.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없기에 몸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러한 고충에 시달리면서도 김유곤 약사는 24시간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누군가는 늦은 밤 약국을 찾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김 약사는 "약사로서 아픈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힘을 얻는다. 앞으로도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항상 약국 문을 열고 손님들을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심야약국 운영, 더이상 약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공공심야약국의 법제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다.


신지선 기자 (js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