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통신 산업은 장비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콘텐츠, 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통신 산업은 대한민국 ICT 수준을 세계 1위로 견인한 일등 공신이다. 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통신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통신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끊임없는 통신비 인하 압박, 발목 잡는 규제, 시민사회와 지속되는 갈등 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통신산업 자체 성장 속도는 갈수록 둔화되고, 연쇄적으로 후방산업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정체 또는 감소하며 신규 투자 여력을 잃고 있다.
2016년 1분기 3조983억원이던 SK텔레콤 매출은 2017년 1분기 3조880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2조9885억원으로, 2조원대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99억원에서 439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올 1분기 3693억원으로 급감했다. 2분기엔 3682억원으로 재차 줄었다.
KT 무선 매출과 영업이익은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정체 상태다. LG유플러스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사 모두 하락세다. SK텔레콤 ARPU는 2016년 1분기 3만5959원으로 3만6000원에 육박했지만 올해 2분기 3만2289원으로 3570원 줄었다.
3만5721원(2016년 4분기)이던 KT ARPU는 지난해 말 3만4077원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분기 3만2320까지 내려왔다.
LG유플러스는 2015년 2분기 ARPU가 3만6632원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2분기 3만2861원으로 낮아졌다. 가입자 1인에게서 확보할 수 있는 한달 평균 수익이 3800원 가까이 줄었다는 의미다.
성장 정체는 시장 포화 탓이다. 그러나 수익성 하락은 통신비 절감 정책을 비롯한 각종 규제에서 비롯됐다.
가입비 폐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에 따른 음성 통화수익 감소는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 선택약정할인은 ARPU 하락에 직격탄이다. 할인율 상향(12%→20%→25%)과 선택약정 가입자 증가로 ARPU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취약계층 추가 요금 감면이 시행됐고 보편요금제 도입 등 각종 통신비 절감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동통신 요금 원가 공개를 지속 요구한다. 이 같은 현상은 통신을 필수재·공공재로 규정, 정부 개입을 문제없이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위적 규제는 경쟁을 저해하고 성장을 가로막는다. 지나친 규제는 적극적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당장 보편요금제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 속에서 통신사는 5G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G뿐만 아니다. 통신사 수익과 투자 감소는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규 서비스·기술 개발에 악영향을 미친다.
통신은 ICT 분야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통신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국가 ICT 경쟁력도 하락한다. 그 피해는 결국 산업 전체에 미칠 수 밖에 없다.
ICT 산업 성장 견인차로 한 획을 그은 통신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5G 시대 미래 성장동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표〉이통 3사 ARPU 추이(단위:원)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