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짝퉁 '갤럭시S6'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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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 갤럭시S6(왼쪽)와 짝퉁 갤럭시S6.

용산전자상가에서 구입한 10만원짜리 '갤럭시S6'는 후면케이스, 겉 유리, 측면 베젤 모두 가짜 부품으로 채워졌지만 진품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 제품 사이에 미세한 틈이 있어 이물질이 끼는 변수는 있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는데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터치감도 중국·태국 등에서 사용해 본 짝퉁폰보다 성능이 우수했다. 다만 앱을 구동하는 과정에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구동이 자주 멈췄다.

전문 엔지니어는 “메인보드를 기존 중고폰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SW)를 구동하는데 있어서는 진품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충전 지연, 배터리 소진 등 물리적인 부문에서 문제점이 잇달아 발견된다.

충전기를 꽂아 놓고 1시간이 지났지만 10% 밖에 충전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USB C 타입 케이블이 기기에 내장돼 있는 충전 포트에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케이블을 기기에서 분리한 후 다시 결합했더니 그제야 원활한 충전이 가능했다.

발열은 생각보다 심했다. 저용량 게임을 구동했는데도 불구하고 5분이 채 안 돼 기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배터리가 정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혹시 발화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지속 사용을 중지하게 됐다.

카메라는 진품보다 뿌옇게 나왔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문자를 촬영해도 확대하지 않으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카메라 모듈 역시 기존 중고폰에서 사용하던 것을 탑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용기간이 오래돼 성능이 저하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삼성페이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삼성페이 앱을 통해 신용카드를 저장하는 건 가능했지만 결제는 할 수 없었다. 재조립 과정에서 가짜 NFC 안테나가 내장,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10만원짜리 짝퉁폰은 가격 대비 사용성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부품으로 인한 불안감이었다. 사용하는 내내 배터리 발화 또는 기기 발열을 걱정해야 했다. 주머니에 넣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발열이 되면 당장 전원을 꺼야 하는 등 감내해야 할 요인이 많았다.

가격이 저렴한 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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