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격투 충견, 두 명 목숨 살리고 부상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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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해조수기동포획단 제공)

멧돼지와 격투한 충견의 사연이 전해졌다.
 
부산야생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 20분께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 내 소림사 인근에서 홀로 야간산행을 하던 여성이 멧돼지 세 마리와 마주쳤다

 
멧돼지를 보고 놀란 여성은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흥분한 멧돼지가 여성에 달려들었다.
 
이 광경을 본 소림사 여신도 김 모 씨는 절에서 기르는 개 태양이의 목줄을 풀어 멧돼지의 시선을 돌렸다.

 
멧돼지는 태양이에게 달려들었고 김 씨는 막대기를 휘두르며 멧돼지를 위협했다. 잠시 멧돼지가 주춤하자 김 씨는 절방으로 뛰며 태양이에게 “뛰어라”고 외쳤다.
 
하지만 태양이는 절방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달렸고 멧돼지가 한 마리가 김 씨를 따라 절방으로 뛰어오자 태양이도 절방으로 향했다.
 
태양이는 멧돼지와 싸움이 벌여졌고 태양이의 격투 덕분에 여성 등산객과 김 씨는 무사했다. 하지만 태양이는 멧돼지에 엉덩이와 다리 부위를 물려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소림사에서 보살 생활을 해온 김 씨는 “사람이 해를 당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태양이 목줄을 풀었다. 생명을 구해줘 고맙다”고 전했다.
 
김 씨는 태양이가 부상을 입자마자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200만원이 넘는 입원치료비 때문에 매일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멧돼지 격투 충견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두 명의 목숨을 살렸는데 치료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 “수술비 모금이라도 해서 도와주고 싶다”, “목숨을 살린 개인데 입원치료도 못 받다니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자신문인터넷 김수정 기자 (kims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