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한 디젤차 화재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10만대 분량의 렌터카를 지원한다. 지원 차량이 동급 차종인 점을 감안하면 렌터카 지원에 투입하는 예산만 대략 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BMW코리아는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와 관련, 리콜대상 차량 소유자에게 안전진단 기간 동안 동급 차종 렌터카를 무상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리콜 대상 모든 차량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렌터카 지원 대상은 리콜 차량 10만6000여대 중 이미 진단 조치를 마쳤거나 작업 중인 차량 등 1만여대를 제외한 약 9만6000대다. BMW코리아는 하루에 1만대씩 진단 처리를 목표로 이달 14일까지 긴급 안전진단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고객이 모두 렌터카를 이용하면 약 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렌터카는 현재 소유한 차량과 동일한 배기량 차종으로 정해졌고 이미 전국 업체와 협의해 10만대 규모 무상 렌터카 시스템을 마련했다”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안전 진단을 최대한 빨리 받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필요한 진단장비를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 배치, 2일부터 매일 약 1만대씩 진단해 14일까지 모든 리콜대상 차량 안전진단을 완료할 계획이다. 안전진단은 고객이 직접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거나 고객이 있는 곳으로 BMW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로 예약할 수 있다. 진단 작업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BMW는 원활한 안전진단 예약을 위해 전담인력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문의전화 폭증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콜센터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렸고, 'BMW Plus'앱을 통해서도 24시간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거듭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조속히 리콜을 완료하기 위해 전국 딜러사들과 함께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MW코리아가 지난달 30일 리콜을 발표한 후에도 BMW 차량 화재사고는 연이어 발생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화재 사고만 모두 28건이다.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고객 불안도 커졌다. 자발적 리콜 조치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후속 사고 방지와 시장 불안감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BMW 차량 판매 중지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최영석 선문대 교수는 “여름철 계속되는 폭염으로 차량 화재 사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 렌터카 투입 등 발빠른 대응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다만 차량 진단·정비 등을 국내 딜러사가 맡고 있는 만큼 리콜에 따른 전반적인 부담이 딜러사에게 전가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