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알약 형태 무선통신 캡슐로 가축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축산 현장 노동력 부담을 덜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소 건강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반추위 삽입형 건강 정보 수집 장치'(스마트바이오 캡슐)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농진청은 해당 기술 특허 출원에 들어갔다.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한 가운데 현장에는 오는 8월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스마트 캡슐은 발정 기간에 활동량이 늘고 분만 전과 질병 발생 시 체온이 변동하는 소 생태 특성을 이용,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한 정보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한 뒤 농장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전송한다. 농장주는 전송된 빅데이터를 확인해 소 발정과 분만 시기, 질병 여부 등을 추정 및 진단한다.
젖소 우유 생산과 한우 송아지 출산 등 농장 경영에도 긴밀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뒤에야 질병 여부를 알 수 있었다. 발정 시기 확인에도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했다. 정확도는 40% 수준으로 낮았다.
스마트 캡슐은 특수 기구를 통해 소 구강에 투입된다. 소의 위 구조상 배설되지 않고 제1위에 자리 잡아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현장 공급이 시작되면 그동안 사용된 외국산 제품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캡슐은 발정과 분만 시기를 70% 수준까지 예측할 수 있다. 정확도는 외국산과 비슷한 수준이며, 가격은 3분의 1 정도다.
젖소 농장에서 장치를 도입하면 마리당 경제 가치가 약 23만5000원 예상된다. 외국 장비 회사가 국내 생산 자료 공유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농업 빅데이터 확보와 무인 축사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
기광석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과장은 “소의 생체 정보 수집 장치 개발은 외국산 장비 가격 상승을 막고 국내 스마트팜 보급률을 높여서 농업 빅데이터를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가축 빅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공공 자료로 관련 연구자에게 제공, 육우와 송아지 모델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