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저출산, 성장정체 등 한국사회 구조적 변화 대응을 위해 보험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개발원(원장 성대규)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InsurTech, the future of insurance'라는 주제의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금융당국과 학계, 보험사 등 관계자 3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선두를 달리는 영국과 중국 등 해외 전문가들이 실제 보험산업에 활용하는 사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먼저 이창욱 금융감독원 국장은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의 혁신' 발표에서 최근 ICT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 및 글로벌 ICT기업들의 인슈어테크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현재 인슈어테크 기반 보험서비스가 전체 보험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인슈어테크 확산에 따른 변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보험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본질적인 변화의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인슈어테크 투자금액은 지난 2013년 2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억9000만달러로 748.1%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해외 보험사의 인슈어테크 투자도 같은 기간 4건에서 120건으로 늘고, 보험사의 기술투자 역시도 급격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비바나 악사 등은 인슈어테크 투자를 위해 벤처캐피털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역시도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인슈어테크 도입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마타오 중국 징유인터내셔널그룹 CEO가 인공지능으로 차량 파손사진만으로 수리비를 산출하는 이미지 자동견적시스템과 빅데이터를 기반 사고 및 수리내역, 보험금 지급이력 등을 비교·분석하여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 등의 사례를 발표했다.
또 리유 중국 중안기술 인슈테크 매니저는 '중안보험의 인공지능,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공지능의 텍스트 인식기능을 활용한 고객관리 시스템, 영상 분석을 기반으로 주행정보, 운전습관, 도로환경 등을 파악해 위험율과 보험료 산출에 반영하는 UBI자동차보험(운전습관연계보험) 등 상용화된 서비스들이 소개됐다.
미치히로 마루야마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보험 디지털전략 부문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업무효율 향상과 자동견적시스템 개발 등 인슈테크 적용현황을 설명했다.
위험지역과 거대 공장, 자연재해 등의 보험금 지급심사에 드론을 활용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보험금 지급업무 디지털화로 업무시간이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메드 하미드 영국 트랙터블사 국제비즈니스 본부장은 실제 차량 파손사진을 이용해 부위 인식, 손상형태 파악, 수리비산출 과정 등을 앱으로 시연하기도 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그동안 회사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해외조사가 이뤄진 바 있으나 다양한 분야 해외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은 처음”이라며 “참여한 모든 보험사들이 해외 최신 정보와 동향을 파악해 보험산업 혁신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