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혁신 지속 위해"... 카카오뱅크·케이뱅크, '은산분리 특례법' 제정 한목소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은산분리 특례법 제정을 촉구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인터넷전문은행만이라도 ICT 사업자 지분 확대를 허용해 금융 산업 혁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달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1년간 보여준 혁신 성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은산분리 완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정재호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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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정재호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왼쪽 두번째)와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세번째)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완화를 촉구했다.

지난해 4월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하면서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처음 선보였다. 같은 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한달 만에 329만명의 고객을 유치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모바일 채널을 활용한 24시간 금융 서비스 제공과 단일 애플리케이션 적용, 인증절차 간편화, 편리한 송금 등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긴장한 기존 시중은행도 이용자 편의성을 제고에 나섰다. 금융권 혁신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발제를 맡은 김우진 금융연구원 박사는 “서비스 편의성, 가격 경쟁력 등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기존 은행 경영전략을 변화시키는 등 은행산업 내 메기효과를 일으켰다”며 “감독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본래 설립 목표를 달성하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만의 차별화된 수익 모델과 자본확충 문제는 풀어야할 과제로 제시됐다.

토론회 패널로 직접 참석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ICT 기업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소유 지분 완화'를 골자로한 은산분리 특례법 제정을 촉구했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과 '은행법 개정안' 등이 계류된 상태다.

심 행장은 “현재 발의된 특례법은 사금고화 방지를 위해 현 은행법보다 더욱 강력한 규율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감독체계 수립으로 풀 수 있는 잠재 리스크 때문에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려는 행위 자체를 막는 것은 소비자 혜택 관점과 산업 진흥 차원에서도 적절한 접근 방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 또한 “고객 중심 혁신이 지속되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당시 구상한 ICT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주주 및 지분 구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ICT기업의 낮은 보유 지분은 지난 1년간 보여준 혁신적인 성과가 한 차례 실험으로 끝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게 현장의 판단”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토론회장을 찾은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은산분리 제도 재점검 필요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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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은산분리가 도입된 1982년은 기업의 자금수요에 비해 공급이 항상 부족했고 대기업이 금융회사 자금을 독점하던 시대였지만 지금은 기업 자금조달 수단이 다변화됐고 대기업집단에 대한 사회·제도적 감시체계가 강화됐다”며 “은산분리는 금융산업 기본원칙으로 지켜나가되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규제를 국제적인 수준에 맞춰 나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공공성에 비춰볼 때 은산분리 완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은행 부실화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사금고화 문제도 완전히 떨칠 수 없는 만큼 효용보다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다.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 계류된 은행법 개정안 등 처리는 은행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반 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원칙은 고수하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예외와 부수적인 보완조치를 강구하는 방안은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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