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모두 20대 초반, 대학을 중퇴하고 회사를 창업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는 20대 창업자에 대한 신화적 창업스토리가 널리 퍼져 있지만, 이는 예외사례거나 편견일 뿐 40대 중년 창업자가 사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신생기업(스타트업)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45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50세 기업가의 사업 성공 확률은 30세 기업가에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나 매각을 통해 성공적으로 투자에 회수한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46.7세였다.
이는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Research of Economic Research)가 연구, 발표한 자료다.
마크 주커버그, 빌 게이츠, 세르게이 브린 구글(알파벳) 창업자 등은 20대에 창업해 고속 성장을 일궜지만,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30대 후반에 수십억달러 규모의 회사를 세웠다.
CNBC는 젊은 창업자에 대한 미담은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한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사람들은 더 똑똑하고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에 종속되지 않은 '디지털 신세대'에 해당한다. 결국 하버드 기숙사방에서 페이스북을 창업한 이야기는 계속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널리 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벤자민 존스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 성공한 창업가의 나이는 오히려 대부분 중년이란 것을 확인했다.
존스 교수는 “사람들은 특이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매우 젊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연구 분석에서 보듯이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마크 베니호프는 36세에 세계 최고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회사 세일즈포스를 창업했고, 루 써니는 38세에 클라우드 모니터링 산업의 리딩기업인 뉴 렐릭을 창업했다.
심지어 워크데이 설립자인 데이비드 더필드는 2005년 회사 창업 당시 나이가 65세의 고령이었다. 워크데이는 2012년에 기업공개(IPO)를 했고, 현재 기업가치가 2647억달러에 이른다.
나이든 기업가들은 사업,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과 창업에 필요한 사회적, 재무적 자본을 축적하는 데 수년의 시간을 쌓는다.
존스 교수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같은 회사도 창업자가 나이를 먹은 뒤에 더 빠르고 크게 시가총액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잡스는 50세일 때 아이폰을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이런 연구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젊은 기업가들에 대한 투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창업자에 대한 환상과 아울러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싶어하는 투자자의 의도와 관련이 있다.
존스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편견이 바뀔 지는 모르겠지만, 나이 때문에 성공가능성에 괜한 의심을 받는 나이든 기업가들을 격려하고 싶다”면서 “중년 이상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혁신적 잠재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