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 원인물질 '질소산화물'(NOX)의 제거 효율과 안정성을 크게 높인 친환경 촉매를 개발했다. 디젤을 사용하는 발전소, 선박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하헌필·김종식 박사팀은 5일 기존 바나듐 산화물 상용 촉매의 단점인 독성 물질 방출 위험을 줄이고 저온 영역에서 고효율을 유지하는 새로운 친환경 탈질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디젤을 사용하는 발전소나 선박, 자동차에서 많이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물질 중 하나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을 암모니아와 반응시켜 물과 질소로 바꾸는 촉매가 사용된다.
그러나 바나듐과 텅스텐, 세륨 등을 사용하는 기존 바나듐 산화물 상용 촉매는 사용하기 위해 300℃ 이상 고온 환경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고온에 노출될 때 독성 촉매 성분이 증발해 방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바나듐 산화물 촉매는 사용온도가 매우 높은 자동차에는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주촉매성분으로 기존 상용 촉매에 사용되는 텅스텐이나 세륨 대신 값싼 구리를 사용한 '구리바나듐복합산화물(Cu3V2O8)' 촉매를 개발, 독성 촉매 성분의 증발을 억제하고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 촉매는 상대적으로 저온인 230℃에서도 기존 상용 촉매보다 질소산화물 전환율이 10∼15% 높고, 촉매가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황에 견디는 내구성도 기존 촉매보다 4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리바나듐복합산화물 촉매는 녹는 점이 기존 바나듐 산화물 촉매보다 100℃ 정도 높아 발전소·선박은 물론 사용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자동차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헌필 박사는 "구리바나듐복합산화물 촉매는 촉매구조를 개선해 효율은 높이고 생산비용은 낮춘 친환경적 촉매"라며 "촉매 성능 향상을 위해 촉매 성분 최적화 연구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촉매를 발전소·자동차 등에 실제 장착,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 국제학술지 '응용 촉매작용 B : 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에 게재됐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