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한국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핵협정은 일방적이며 재앙적이고 끔찍한 협상으로 애초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는 이란 핵폭탄을 막을 수가 없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란핵협정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협정 탈퇴 선언에 따라 미국은 그동안 중단한 이란제재를 90일과 180일인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군 수뇌부와 북한 및 이란 문제에 대한 회의를 마친 뒤 '폭풍 전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은 바 있다.
당시 취재진은 "폭풍이 무슨 의미이냐, 이슬람국가(IS)냐, 북한이냐, 이란이냐"라고 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들이 "군사적 행동 말고 다른 걸 의미하느냐"라고 재차 물었으나, 그는 "두고 보자"라고 한 후 자리를 떴다.
이에 외신들은 '폭풍 전 고요' 발언이 당시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과의 문제를 언급한 것일 수도,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를 위협해 온 이란 핵협정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