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삼킨 '그랩', 운전기사 인센티브 예고없이 축소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이 지역 차량 호출 시장을 독점하게 된 '그랩'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던 할인 혜택과 파트너 운전기사에게 주던 인센티브를 축소했다고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림 켈 제이 그랩 싱가포르 대표는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할인 혜택 및 인센티브를 점차 줄여가고 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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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차량이 주차 중인 모습.

그는 “이용자 할인 혜택과 운전기사 인센티브가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이는 (우버) 합병 이전부터 진행되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할인 축소가 진행됐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그동안 동남아시아 시장 양분해온 우버와 그랩은 경쟁적으로 할인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이용자와 파트너 운전기사 기반을 넓혀왔다.

이용자들은 일정 횟수 이상 우버나 그랩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정액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운전기사들도 운행 횟수 목표치를 채우면 인센티브를 받아왔다.

림 대표는 할인 혜택을 줄이는 대신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 포인트를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식의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서 운전기사들의 요금 수입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운전자들의 수입 변화를 살피고 이에 따른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또 휘발유 등 연료 유통업체들과 제휴해 파트너 운전자들의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예고 없는 인센티브 중단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랩 파트너 운전기사인 에릭 림(45)씨는 “주당 100회 운행 목표를 채우면 150 싱가포르달러(약 12만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인 '그랩이지 인센티브'가 있었는데, 이 제도가 예고 없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 전부를 그랩에 넘기고 그랩은 합병회사 지분 27.5%를 우버에 주는 협상에 합의했다.

당시 그랩은 합병 이후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서비스 요금 인상은 당분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그랩은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스쿨버스인 '그랩 셔틀', 노약자를 위한 '그랩 어시스트', 영유아가 포함된 가족을 타깃으로 한 '그랩 패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또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Uber Eats)'를 개편한 '그랩 푸드(Grab Food)' 앱도 베타 서비스 중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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