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오랫동안 공들인 '조인트벤처(JV)'를 조용히 출범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총수 일가가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JV를 공식 출범하고 10년 간 태평양 노선에서 한 회사처럼 운임·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공동수행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29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JV에 대한 조건부 인가를 통보했다. JV는 아시아 지역과 미국 간 노선에서 여객·화물 부문에 대해 협력을 시행할 예정이다.
항공사 간 JV는 두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운임·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하는 경영 모델이다. 좌석 일부와 탑승 수속 카운터,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쉐어)을 넘어선 형태로,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다.
JV 출범에 따라 양사는 항공편 스케줄 공유, 연결성 개선, 운항횟수 증대 등 노선망 계획을 함께 짜고 항공권 판매·마케팅 활동, 항공기 좌석 관리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 이를 통해 미주·아시아 전 노선에서 전면적인 코드쉐어, 마일리지 적립 혜택 강화, 상호 호혜적인 우수회원 혜택 제공 등의 협력 조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아시아 77개 노선과 델타항공의 미주 271개 노선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면 다양한 비행 스케줄이 가능해 소비자 선택권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JV 출범을 앞두고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시애틀' 노선에 대한 코드쉐어를 시작했다. '인천∼시애틀', '시애틀∼인천' 노선에 2편씩 총 4편을 투입해 승객의 스케줄 선택의 폭을 넓혔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추가 협의를 통해 수주 내 인천∼디트로이트, 인천∼애틀랜타 등 노선에 대한 코드쉐어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양사간 협의를 통해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들에게 더 편리하고 다양한 연결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태평양 노선에서의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게 된다. 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포함한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공동시설 이용을 통한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등 양사간 협력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측은 “양사 JV를 통해 우리 국민의 미국 여행이 더욱 편리해지고, 소비자 혜택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승 수요 유치를 통해 인천공항이 아시아 최고의 관문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당초 JV 출범을 기념해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델타항공 스티브 시어 국제선 사장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시작된 총수 일가의 각종 파문으로 이를 취소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