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도 무등급 채권 편입 가능...공모주 규모별 차등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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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 오른쪽 3번째)이 서울 여의도 금투협회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코스닥벤처펀드 판매현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도 무등급 기업어음(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위험자산 편입이 가능해진다. 공모주 배정 방식도 바꿔 일반투자자도 유망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에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리자, 고액투자자 중심 사모형 벤처펀드만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코스닥 벤처펀드 추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공·사모 운용사 및 펀드 판매사와 간담회에서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판매 애로사항을 반영했다.

지난달 5일 첫 선을 보인 코스닥 벤처펀드에 한 달도 지나지 않아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지난달 26일 기준 총 1조9469억원이 판매됐다. 하지만 2조원에 가까운 판매액 가운데 공모형 펀드는 5236억원에 불과했다. 펀드 수도 공모형 7개, 사모형 141개로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위는 우선 코스닥 벤처펀드에는 별도 공모주 배정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통상 공모주 배정 방식으로는 일반투자자가 많이 몰리는 대형펀드에 충분한 공모주 물량을 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펀드 순자산 규모를 고려해 배정 금액을 차등화하고, 주관사가 재량껏 최대 10%까지 물량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운용 규제도 개선한다. 앞으로 공모펀드도 신용평가회사로부터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CB, BW 등 채권을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상장 주식 외에도 채권 등으로 자산운용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운용사 수익도 개선될 전망이다. 무등급 채권 편입은 코스닥 벤처펀드 뿐만 아니라 모든 공모펀드에 적용된다. 적격기관투자자(QIB) 시장에 등록한 무등급 채권이 대상이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사모펀드에는 환매 금지 기간을 두기로 했다. 공모주 우선 배정 이후 1년 이내 펀드를 청산하는 경우에는 불성실 기관투자자로 지정한다.

하반기 기관투자자 중심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까지 투입을 예고하며 코스닥 시장 수급 여건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성장금융,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 증권 유관기관은 이미 펀드 결성을 위한 출자를 마쳤다. 1470억원을 출자해 총 3000억원 규모 펀드 3개를 출범할 예정이다.

상장 기업 유통 물량이 아닌 신규 발행을 위해 투입되는 펀드인 만큼 코스닥 벤처펀드가 편입할 신규 발행 주식 및 채권의 수급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짧은 기간에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에 약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모인 것은 큰 의미가 있지만 사모펀드 위주 경향이 지속될 경우 코스닥 벤처펀드의 도입 취지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코스닥 벤처펀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제도 개편 방안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9일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의료용 영상장비 제조업체 제노레이부터 우선 적용한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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