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싱크탱크가 인공지능(AI)이 2040년이 오기 전에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5일(현지시간) 비영리 연구단체인 랜드 코퍼레이션 논문을 인용해 AI가 지정학적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전쟁억지 수단으로 핵무기 위상을 끌어내린다고 주장했다.
논문은 최근 촉발된 군사목적의 무인항공기(드론)같은 소위 '킬러로봇'보다 군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AI 사용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핵무기가 상호 돌이킬 수 없는 파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수십 년간 평화가 유지됐지만, AI와 머신러닝은 파국적 군사행동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센스 기술 발달로 잠수함이나 미사일 움직임을 빠르게 탐지하고 보복공격도 즉각 이뤄지기 때문이다. AI가 공격 의도가 없더라도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기 위해 선제공격을 유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구자는 1983년 냉전 체제에서 핵공격 거짓 경보 사건을 들었다.
1983년 구소련 장교인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는 미국이 여러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경보를 컴퓨터로 확인했다. 즉각 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그는 그 경보가 컴퓨터 오류라고 판단했다. 그의 판단대로 틀린 경보였고 그는 핵전쟁으로부터 인류를 구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에드워드 가이스트 연구원은 “핵전쟁과 AI 연관성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두 가지는 서로 얽혀있다”면서 “AI 초기 개발의 상당 부분은 군사작전을 지원하거나 군사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가와 전문가가 군사적 목적에서 AI 사용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전기차회사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도 치명적 AI무기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다.
논문은 AI가 기술적으로 완전히 성숙되기 이전에 AI를 사용해야 한다는 압력이 가해지고 앞으로 수십년간 전략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모든 핵보유국은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기관 설립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