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또는 스포츠 선수에게 흔히 발생하는 뇌 외상(TBI)이 잦을수록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제시 판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이 덴마크에서 279만4852명 대상으로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에 걸쳐 진행된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혀졌다.
조사 대상 중 25만8827명이 한 차례 이상 뇌 외상을 겪었다. 뇌 외상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생률이 24% 높았다.
단 한 번이라도 '심한' 뇌 외상을 겪은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35% 높았다. 가벼운 뇌 외상이라도 치매 위험은 1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외상 빈도가 잦을수록 치매 위험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 외상 횟수가 2~3회인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33%, 4회인 사람은 61%, 5회 이상인 사람은 183% 높았다. 특히 20대에 뇌 외상을 겪은 사람은 50대에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60% 높았다.
다만 외상으로 뇌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면 다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판 교수는 강조했다. 뇌 외상을 겪은 일이 있는 사람은 음주,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등 치매 위험을 높이는 다른 위험요인들을 피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영국의 정신의학 전문지 '랜싯 정신의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