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카카오택시 호출 서비스에 대해 기존 택시호출 수수료 범위(1000~2000원)를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4000~5000원 수준으로 예상된 즉시배차 서비스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강행할 경우 제재 수단은 없다.
국토부는 콜 수수료를 택시 기사가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접 징수하는 형태의 유료서비스에 대한 유권해석을 6일 내렸다.
카카오의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는 기존 전화나 앱을 통한 호출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수수료를 카카오가 직접 받는 측면에서는 다르다. 기존 호출료는 승객이 기사에게 요금과 함께 지불하면 기사가 콜 운영자에게 요금을 전달하는 형태였다.
현행 법에서는 택시 호출·중개 사업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국토부가 카카오의 사업계획에 대해 유권해석을 내렸다.
국토부는 카카오 서비스 이용료가 기존 택시 호출 수수료와 유사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고시한 호출 수수료 범위와 기준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택시 호출료를 1000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0시에서 4시까지 새벽시간에 2000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택시 역시 같은 수수료를 받는 것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즉시배차에 4000~5000원의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황성규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현행 기준을 초과한 택시 호출 이용료로 인해 실질적 요금 인상 효과가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토부가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사실상 제재 수단은 없다. 중개사업자에 대한 규정자체가 없기 때문에 처벌할 수도 없다. 카카오가 강행할 경우 권고나 행정지도를 내릴 수 있는 정도다. 과거 티맵택시 추가금 설정 관련 국토부는 행정지도를 내렸고, 티맵은 그 기능을 삭제한 사례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권고안을 검토해 다음 주에 시행일정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중개사업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명확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당장 다음주부터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중개사업자가 요금을 신고하는 규정이 마련되면 즉시배차 등의 고가유료 서비스도 가능할 수 있다. 호출 수수료 상한선을 규정하는 형태의 제도가 되면 상한에 따라 서비스요금도 결정된다.
지난 몇 개월동안 카카오가 유료서비스에 대한 구상은 수차례 밝혔으나 지금껏 법적근거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토부는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카오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 달이었다고 국토부가 해명했으나,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는 카카오가 직접 수수료를 받는 방식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중개 수수료 관련 제도 개선을 포함해 운송서비스 관련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황성규 종합교통정책관은 “특정지역 시간의 택시부족, 단거리 승차거부 등 국민 택시 이용 불편 해서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교통서비스가 상생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