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별 베스트셀링카 신형 모델들이 올해 정체된 국내외 시장을 견인한다. 그동안 쌓아 온 브랜드 가치와 검증된 상품성을 기반으로 첨단 신기술을 더해 소비자를 유혹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달부터 신차 경쟁을 본격화했다. 2분기에도 다양한 신차가 쏟아지면서 시장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이름값 하는 SUV…신기술로 상품성 강화
해마다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올해는 1분기부터 대어급 신차들이 쏟아지면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신차는 '싼타페(TM)'다. 2000년에 처음 출시된 싼타페는 현대차 SUV 제품군을 대표하는 모델로, 지난달 말 완전 변경을 거쳐 4세대로 진화했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개발 콘셉트를 '인간 중심 신개념 중형 SUV'로 정의했다. 디자인부터 공간 활용성, 주행 성능, 안전 및 편의 사양에 사용자를 배려하는 캄테크(Calm-Tech) 트렌드를 반영하는 등 사용자경험(UX) 관점에서 개발했다. 신형 싼타페는 출시 20여일 만에 2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초반 흥행을 이어 가고 있다. 현대차가 제시한 올해 신형 싼타페 판매 목표는 9만대다.
기아차는 대표 미니밴 '카니발'의 상품성도 개선했다. 카니발은 지난해 국내에서 6만8386대가 판매, 미니밴 차급에서 1위에 오른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달 13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신형 카니발은 3세대로 부분 변경을 거쳤다.
신형 카니발은 국산 미니밴 최초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강화된 유로 6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킨다. 새 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 응답성은 물론 연비 개선에 도움을 준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등 최신 반자율 기술도 추가했다.
SUV 전문 브랜드로 거듭난 쌍용차도 반격에 나선다. 올해 초 부분 변경을 거친 '코란도 투리스모'를 내놓은 데 이어 프리미엄 픽업을 표방한 신차 '렉스턴 스포츠'를 투입하며 SUV 시장 공략 고삐를 죄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기존의 G4 렉스턴 브랜드 가치와 상품성을 바탕으로 올해 시장 돌풍을 예고했다. G4 렉스턴 플랫폼과 기술력을 공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레저용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1월 출시 이후 한 달 반 만에 누적 1만대 계약을 넘어섰다. 쌍용차가 제시한 올해 렉스턴 스포츠 판매 목표는 연간 3만대다.
경영난에 빠진 한국지엠은 올해 2분기 신차 '에퀴녹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엠 입장에선 중형 SUV '캡티바'의 노후로 모델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일 에퀴녹스는 미국 시장에서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모델이다.
◇재기 노리는 신차들…세단·해치백 부활 시동
SUV 인기에 밀려 갈수록 점유율이 하락하던 세단과 해치백 차급에서도 신차가 쏟아진다. 업체들은 기존 모델의 약점을 보완하고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한 세단, 해치백 신차들을 통해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K3'와 'K9' 2세대 모델로 세단 제품군을 재정비한다. 지난 2월 27일 판매에 들어간 신형 K3는 2012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완전 변경 모델이다. 차세대 파워 트레인 기술인 스마트스트림을 탑재하고, 전방추돌방지보조장치(FCA)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다음 달 초에 출시될 신형 K9은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 부활을 알린다. 2012년 출시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을 거친 2세대 모델이다. 디자인과 기술력 등 기아차 역량을 집약한 K시리즈 최상위 모델이다. 차로유지보조(LFA), 후측방모니터(BVM) 등 한 단계 진화한 반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했다.
해치백 시장에도 신차들이 대거 투입된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순 2세대로 진화한 신형 '벨로스터'를 출시했다. 1세대부터 화제를 모은 비대칭 도어 등 디자인 콘셉트의 독창성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강력해진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운전의 재미와 개성 있는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가 타깃이다.
르노삼성차가 2분기에 출시할 '클리오'도 주목된다. 클리오는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1300만대 이상 판매된 르노의 베스트셀링 해치백 모델이다. 국내에 판매될 클리오는 4세대 부분 변경 모델로, 수입 해치백을 선호하는 2030세대를 공략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