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미국물리학회(APS) 조셉키슬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최첨단 주사탐침 실험 장치 개발, 계측분석 과학 분야 선도 공로를 인정해 하인리히 단장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인리히 단장은 원자 단위로 양자 스핀(전자의 양자역학적 자성)을 제어하는 '비탄성 전자 터널링 분광법'을 개발했다. 고체계에서 원자 수준으로 양자역학적 효과를 제어하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다. 미세탐침을 부착한 현미경인 '주사탐침 현미경(STM)'을 이용해 원자 및 나노구조물에서 나타나는 '전자 들뜸 현상', 개별 원자의 스핀 공명을 조작하는 연구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홀뮴(Ho) 원자 한 개로 1비트를 구현, 정보를 읽고 쓰는데 성공했다. 홀뮴 원자는 위와 아래 방향의 스핀을 갖는데, STM으로 전압을 가하면 스핀 방향이 바뀌어 '0'과 '10'의 신호를 저장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메모리 저장매체를 구현한 셈이다. 현재 상용화 메모리는 1비트구현에 약 십만개의 원자가 필요하다.
하인리히 단장은 최근에 원자 스핀이 가지는 양자역학적 상태 소실 과정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IBM 알마덴 연구소와 함꼐 STM 탐침으로 원자에 전압을 가해 '중첩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규명했다. 중첩 현상은 여러가지 상태가 동시에 하나의 입자에서 나타나는 양자역학적 성질이다. 양자컴퓨팅의 핵심 개념이다.
또 자성을 띤 STM 탐침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조절, 중첩 현상 유지 시간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하인리히 단장은 “양자나노과학연구단의 연구진, 동료 과학자의 도움으로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됐다”면서 “고체계의 양자역학적 효과 연구를 지속해 발견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