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국내 유통·식품·프랜차이즈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외식 물가에 이어 생필품 가격까지 오르며 소비자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각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본사를 압박하고 있어 가격 인상 릴레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편의점 GS25는 1일 젓가락, 종이컵, 면봉, 옷핀 등 생활용품 60여개 품목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일부 도시락과 주먹밥에 이은 가격 인상 행보다.
GS25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낮은 생활용품 등에 대한 가격 인상이 약 2년만에 단행됐다”며 “이번 가격 인상은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협력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세븐일레븐은 햇반, 코카콜라 등 제조사에서 가격 인상을 예고한 업체들 제품 외 푸드류 20종 등 총 30여종의 판매가격을 올렸다.
편의점 인기 상품인 얼음컵의 경우 가격을 100원 인상했지만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얼음컵과 함께 구매하는 파우치 음료의 가격을 100원 인하해 실질 인상폭을 줄였다.
CU도 세븐일레븐과 마찬가지로 제조사 자체 인상 제품 외 마른안주류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자체개발상품(PB)과 생필품 가격은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CJ제일제당과 코카콜라는 이달 초부터 햇반과 스팸, 냉동만두, 어묵 등의 가격을 6∼9% 인상했고 코카콜라도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 수순이 마무리 단계다. 앞서 롯데리아·KFC·모스버거·맥도날드·맘스터치 등이 주요 제품 값을 올린데 이어 버거킹이 1일부로 '와퍼'와 '불고기와퍼' '뉴올리언스 치킨버거' 등 버거류 10종과 사이드메뉴 2종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지난해 11월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격인상이 마무리 된 것이다.
쌀국수부터 샌드위치, 토스트, 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도 연이어 가격을 올리고 있다. 가격을 인상한 업체 대부분이 각 업계 1·2위 업체인 만큼 분위기는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 저항이 가장 심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며 해당 본사에 가격 인상을 지속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치킨 가격 도미노 인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해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한 후폭풍으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지만 더 이상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각 업체들은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왔지만 올해 들어 최저 임금 인상을 계기로 릴레이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 현상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