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코발트 확보에 직접 나섰다. 전기자동차 시대 개화로 리튬이온 배터리용 코발트 수요가 늘면서 향후 원재료 수급이 어려워질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한 광산업체와 코발트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5년 이상 연간 수천톤 코발트를 공급받기 위한 장기 계약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협상은 이미 1년 넘게 진행 중이지만 최종 공급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코발트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다. 애플은 세계 최대 코발트 최종 사용자 중 하나지만 현재까지 원재료 수급은 배터리 제조사에 맡겨왔다.
그런 애플이 코발트 수급에 직접 나선 것은 최근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 증가로 코발트 공급 부족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1대에는 약 8g의 정련 코발트가 사용되지만 전기차용 배터리에는 이보다 1000배 많은 양의 코발트가 필요하다. 현재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약 4분의 1이 스마트폰용 배터리에 쓰이지만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인 BMW와 폭스바겐 등도 코발트 확보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코발트 가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폭증하면서 코발트 가격은 지난 18개월 동안 3배 이상 올라 올해 초 톤당 8만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코발트 절반이 매장된 콩고민주공화국이 최근 코발트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로열티와 세율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 요인이다. 아동 노동과 인권 침해 이슈로 코발트를 분쟁광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향후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