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공장 가동률이 20%대까지 떨어지며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이처럼 빠른 폐쇄 결정이 내려질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직원 김모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률 저하로 출근 일수가 한 달에 4~5일에 불과했다”면서 “그러나 회사의 일방적인 완전 폐쇄 발표는 내부 직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군산시는 인구 감소와 산업단지 침체, 자영업 붕괴 등 경기 침체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군산공장 관련 근로자 가족까지 포함하면 군산 전체 인구의 6분의 1 수준인 5만여명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있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1~3차 협력업체가 긴밀히 연결된다. 완성차 공장이 문을 닫을 경우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당장 군산공장 직원 2000여명이 실직 위기에 내몰렸고, 협력업체들은 줄도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군산공장 협력업체는 136곳으로 관련 종사자만 1만7000여명에 달한다.
2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실상 군산공장 신차 생산이 중단되면서 직원들 급여도 못 주는 상황이 됐다”면서 “이미 직원들 대부분이 회사를 떠났고, 폐업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긴급 절차를 진행하는 등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협력업체나 지역 주민들 반응도 싸늘하기만 하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는 지역 일자리 사업을 확대하고, 직업 훈련과 전직 지원 서비스를 강화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해당 지역에 우선 배정하고, 청년 구직 촉진수당 등 정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 물량도 늘리게 된다. 각종 세금 납부기한 연장, 징수금 체납처분 유예와 같은 세제 지원도 가능하다.
또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불거진 경영 악화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군산을 위기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면서 “회사를 살리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군산공장 직원 이모씨도 “정부가 고용 대책을 내놓겠다는데 사실상 공장을 살리는 것은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일부 직원들은 군산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