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전수 조사, 표본 방식과 결과 크게 달라···콘텐츠 가치 측정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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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STB) 전수조사 시청률과 닐슨 시청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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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 전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청률 조사 결과와 기존 표본(패널) 조사 시청률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콘텐츠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시청률 조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디지털 매체 확산과 방송 시청 양식 변화에 따라 제대로 된 콘텐츠 가치 측정을 위해 새로운 시청률 조사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CJ E&M이 tvN·Mnet 등 9개 채널을 대상으로 실시한 '셋톱박스 시청률 전수 조사' 결과 기존 닐슨 등 표본 조사 결과와는 다른 시청률이 드러났다.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표본 조사에서 0%로 집계된 특정 시간대 시청률이 셋톱박스 전수 조사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닐슨 표본 조사에서는 온스타일 채널이 4691분 동안 시청률 0%로 추산됐다. 셋톱박스 전수 조사 결과에서는 0% 시청률이 없었다. 기존 조사 방식에서 아무도 방송을 보지 않은 시간대에서도 실제 시청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올리브 채널도 닐슨 표본 조사에서는 994분 동안 시청률 0%를 기록했지만 셋톱박스 전수 조사 결과 0%는 나오지 않았다.

채널별 시청률에도 차이가 컸다. 올리브 채널에서 셋톱박스 시청률은 0.280%로 나타났지만 닐슨 조사는 0.156%를 기록했다. 전수 조사 시청률이 표본 조사보다 79% 높게 나왔다. OCN 채널도 셋톱박스 시청률은 0.780%인데 반해 닐슨은 0.393%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프로그램별 시청률도 달랐다. OCN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는 셋톱박스 시청률 5.975%로 닐슨 시청률 3.596% 대비 66% 높았다. 온스타일 '겟잇뷰티'는 셋톱박스 시청률이 닐슨 시청률보다 49% 앞선 것으로 측정됐다. tvN '수요미식회'와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5'는 각각 68%, 30% 시청률 차이를 보였다.

시청률 차이는 일부 표본이 전체 시청자를 대표하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다. 1인 가구 증가와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실제 방송 시청과 표본 조사 결과 간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 시청 방식이 다양화되면서 표본 방식 시청률 조사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전수 데이터 조사 방식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CJ E&M이 KT스카이라이프와 광고 시청률 전수 조사 방식을 공동 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양사는 지난달 업무 협약을 맺고 올레TV스카이라이프 전체 가입자 시청 이력을 시청률 전수조사 시스템 'ARA'로 정밀 분석하고 있다. 광고주와 대행사에 보다 정확한 광고 시청률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조사 방식에 따른 시청률 차이가 실제 확인되면서 기존 조사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방송 콘텐츠 가치를 입증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등 미디어선진국을 중심으로 전수 데이터를 활용한 시청률 조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방송 콘텐츠 가치를 정확하고 신뢰성 있게 평가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돼야한다”고 밝혔다.


셋톱박스 전수 조사 시청률 vs 표본조사 시청률

<셋톱박스 전수 조사 시청률 vs 표본조사 시청률>

셋톱박스 전수 조사 시청률 vs 표본조사 시청률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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