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 백화점, 전국 72개 점포 중 48개 역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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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백화점별 매출 순위' 문건

성장 정체기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수도권 대규모 점포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지방 소형 점포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백화점별 매출 순위'란 제목의 문건에 전국 백화점 매출과 신장률이 정리됐다.

공식 문건이 아닌 미확인 문건이지만 전국의 72개 백화점 순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백화점 점별 매출 현황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대외비'라는 점에서 확인이 불가능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매출과 유사하다는 입장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문건을 접한 뒤 지점 매출을 확인한 결과 비슷하거나 일치한다”며 “많은 곳은 약 300억원까지 차이가 나지만 전체적인 맥락(순위 등)은 맞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전체 매출은 29조7156억원을 기록했고 기존점 대비 -0.4% 감소했다. 기존점 대비 신세계는 3.1% 성장했고 현대는 보합, 롯데는 -3.9% 마이너스 성장했다. 신세계는 신규점을 포함할 경우 7조3049억원으로 15.5% 큰 폭으로 신장했다.

전체 72개 매장 중 2016년 오픈으로 비교자료가 없는 신세계 대구, 신세계 김해,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등 3개 점포를 제외하면 소폭이나마 성장한 곳은 21개 매장에 그쳤고 48개 점포는 역신장했다.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곳은 신세계 강남(20.6%), 롯데월드타워(14.2%), 현대 디큐브(12.2%), 롯데 수원(10.9%) 4곳에 불과하다. 5% 이상 10% 미만 성장한 곳도 현대 판교(8.7%), 현대 충청(5.2%), 갤러리아 센텀시티(6.0%), AK 평택(7.5%), AK 원주(5.9%) 5곳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 9곳 점포는 전체 점포 신장률이 -0.4%를 기록한데 반해 큰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들 점포의 특징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했고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규 점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10위권에 포진한 점포는 유동 인구가 많고 집객 효과가 높인 서울, 경기 수도권에 위치했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점포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점포가 이름을 올렸다. 1위인 신세계강남(1조6620억원·8만6500㎡)를 비롯해 롯데본점(1조6410억원·7만1000㎡), 롯데잠실(1조793억원·7만3000㎡), 신세계센텀시티(1조376억원·백화점만 14만562㎡)가 2016년에 이어 지난해도 연 매출 1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들 4개 점포는 영업면적이 7만㎡를 넘어선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신세계 강남점이 매출 규모에서 롯데 본점을 앞지르고 단일 점포 매출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단일 점포 매출 1위 등극을 선언하며 2016년 2월 증축·리뉴얼 오픈했다. 기존 5만5200㎡(1만6698평)에서 8만7934㎡(2만6600평)로 영업 면적이 60%가량 늘어났다. 서울시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신세계 강남점은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복합매장으로 컨텐츠를 강화했다. 젊은층 유입을 위해 브랜드에서 상품 중심의 전문 편집샵 형태로 매장 콘셉트를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1979년 오픈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38년 만에 매출 1위를 내줬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방문이 줄어들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이지만 수도권의 대형 점포와 신규 출점, 리뉴얼을 단행한 점포의 성장세가 두드러 졌다”며 “올해는 백화점 빅3의 신규 출점이 없고 규제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악재로 효율에 중점을 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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