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기업 인수로 전 세계의 불편한 이목을 끈 중국의 HNA그룹이 대규모 유동성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HNA그룹이 1분기에 2조5000억여원 유동성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데 시인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NA는 지난주 하이난성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번 분기에 최소 150억위안(약 2조5000억원)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요 채권자, 성정부 관리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NA는 1분기에만 약 650억위안(약 11조원)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산 처분을 강화하고 있어 2분기에는 유동성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HNA의 장단기 부채는 지난해 11월 기준 6375억위안으로, 1년 전보다 36% 이상 급증했다. 자회사 부채를 포함하면 1조위안(약 16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NA의 구체적인 유동성 상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주요 채권자는 HNA에 상환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국가개발은행(CDB)이 HNA의 최대 채권자이며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BOC), 중국농업은행, 중국공상은행(ICBC), 중국건설은행, 중국교통은행, 상하이푸둥 발전은행 등 8개 은행이 주요 채권은행이다.
하이난성 정부는 HNA에 대한 지원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HNA는 도이체방크 등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해 사세를 키웠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논란, 당국 고위층과 유착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난해부터 중국 당국 감시망에 올랐다. 해외 각국에서도 HNA를 상대로 빗장을 걸고 나서면서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