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유공자 지정제는 정부와 국회, 과학계의 오랜 노력 끝에 탄생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과학기술 발전사를 지녔지만 대중에 널리 알려진 '스타 과학자'가 부족하다. 과학자 개인의 업적과 생애를 조명하려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입법 논의가 있었다. 정부 차원에서 스타 과학자를 발굴해 유공자급 예우를 제공하고 사회적 인식을 고양하자는 게 골자였다. 같은 해 12월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시행됐다.
법률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위원회를 구성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 유공자를 주요 과학기술 행사에 초청하고, 출입국 심사를 우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들의 공훈록 제작, 명예의 전당 설치, 저서 발간 학술 교류와 대중 강연을 지원한다.
지난해 첫 유공자 32명이 최종 선정됐다. 전문심사위원회와 과학기술유공자심사위원회가 후보 298명을 심사했다. 전문 심사위원회는 자연, 생명, 엔지니어링 3개 분야 11개 세부 분야로 구성했다. 분야 별 30명의 심사위원이 공적을 살폈다. 유공자심사위원회에는 금종해 고등과학원 교수를 포함한 15명의 민간위원이 참여했다.
유공자 예우·지원은 지난해 8월 공식 개소한 '과학기술유공자지원센터'가 맡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내 설치됐다. 유공자의 수요에 맞춘 지원 사업을 실시하는 게 임무다. 지원센터는 생존 유공자 중심의 면담을 통해 사업 수요를 발굴한다.
지원센터는 앞으로 후보자 발굴과 사후관리 역할도 수행한다. 과학기술유공자 지정제가 매년 시행되기 때문이다. 센터는 유공자 신청을 상시 접수하고, 후보자발굴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과학계가 공감하는 제도 운영을 위해 과총, 한국공학한림원, 한국연구재단 등이 참여하는 센터 운영위원회가 설치됐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유공자 지정제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인 '사람 중심 과학기술'에도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제도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매년 과학기술유공자를 신규 지정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