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0년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부문 이상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2030월드베스트 CJ'를 달성하기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펼친다. 1차 사업 재편 작업을 마무리 한 이 회장은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과감한 시도와 주력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단순화된 사업 구조를 중심으로 국내외 시너지 극대화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6월 경영복귀 후 대형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 개편을 잇달아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6월 브라질 곡물 사료 원료 업체 셀렉타를 3600억원에 인수했고, 같은달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10월 가동 예정인 진천 공장은 약 33만㎡ 규모로 가공식품 공장 중 국내 최대 규모다.
또 러시아 식품회사 라비올리를 300억원에 인수했고, CJ대한통운은 베트남 물류회사 제마뎁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2015년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 연간 20만톤 이상의 사료를 생산하는 신규공장을 지은 뒤 꾸준히 규모를 늘려 온 CJ제일제당은 2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6번째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분야 M&A를 포함해 총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 구조 개편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이뤄진 CJ제일제당 조직 개편이 신호탄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은 기존 BIO, 생물자원, 식품, 소재 등 4개 사업부문을 BIO와 식품으로 통폐합했다. 생물자원은 BIO로, 소재는 식품 부문으로 합쳤다.
12월에는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 확보함으로써 단독 자회사로 전환했다. CJ대한통운 지배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CJ제일제당 지배력을 높인 것이다.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손·자회사 보유 지분율 기준 상향 등 공정거래법 개정 이슈도 자연스럽게 해소했다.
CJ그룹은 사업 개편 목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마켓 인텔리전스 활용, 글로벌 기지 건설을 내세웠다. 양사는 서로의 글로벌 거점을 활용해 현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올 1월에는 CJ오쇼핑과 CJ E&M을 합병하며 미디어 빅뱅을 예고했다. CJ오쇼핑과 CJ E&M 합병 회사는 단순 기존 사업간 시너지를 넘어 신규 사업 육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으로 CJ그룹은 식품,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로 나눠져 있던 4대 사업군을 주축으로 글로벌 기반 및 경쟁력 확보에 나서게 됐다. 흩어져있던 연관 사업들을 합쳐서 글로벌 선도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몸집과 토대를 만드는데 주력한 것이다.
이 회장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도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제약·바이오·음료사업을 맡고 있는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현재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매각금액은 1조~1조5000억원으로 평가된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지속적인 경제 위기 가운데서도 올 한해도 공격적인 M&A와 신흥국, 신시장 대상 사업 확대를 통해 '그레이트 CJ' 도약에 한발 더 다가서는 한 해를 만들 것”이라면서 “올해도 CJ가 강점을 가진 식·문화 및 서비스, 바이오, 물류, 문화콘텐츠 산업을 주축으로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