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려로 시작해 야유로 끝난 다보스 포럼...각국 정상, '미국 우선주의'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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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다. 각국 수장이 개막식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폐막 연설을 두고도 혹평이 쏟아졌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고립주의(America alone)'라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성장할 때 세계도 성장한다”면서 자신의 정책(미국 우선주의)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촉진되면 세계에 도움이 되고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화와 동일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 미국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미국은 조세 삭감과 규제 완화 등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눈 감지 않을 것이다. 일부 국가가 다른 국가를 희생하도록 시스템을 악용한다면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 무역을 할 수 없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시평에서 “트럼프 대통령 연설은 자신의 정책을 홍보한 것이지만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에 '자유무역'을 '공평 무역'으로 바꿔 '미국 우선주의'를 뒷받침하는 용어로 사용한 것도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노골적 경제민족주의이며 집권 이후 국제무역규칙을 어겨가며 다른 상대국을 약탈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과 대담 중 미국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해 청중 야유를 받기도 했다.

앞서 24일 개막식에서도 각국 수장이 미국 보호주의 강화에 우려를 표했다. 모디 인도 총리는 개막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많은 사회와 국가가 자기중심적이 돼 세계화가 위축됐다”면서 “보호주의와 보호주의를 강화하려는 힘이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같은 날 트럼프 취임 후 위태로워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우리의 남쪽 국경을 맞댄 국가로 하여금 나프타가 얼마나 좋은 협정인지, 캐나다뿐 아니라 자국과 세계 경제에도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를 깨닫도록 하기 위해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트럼프 취임 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는 등 세계화에 역행하는 조치를 취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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